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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축구에서 완벽한 이적이 존재한다면, 손흥민의 LA FC 이적은 그 중 하나로 꼽힐만 하다.'
손흥민은 입단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손흥민의 입단식에는 존 토링턴 LA FC 공동 회장 겸 단장, 베넷 로젠탈 수석 구단주 등 구단 관계자 외에 캐런 배스 LA 시장을 비롯해 데이브 민 연방 하원의원, 헤더 허트 LA 시의원, 김영환 주 대한민국 총영사 등 지역 정치인들도 자리했다. 축구의 인기가 높지 않은 미국에서, 선수 입단식에 거물 정치인이 자리하는 것은 이례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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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효과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새로운 파트너, 데니스 부앙가는 손흥민을 만나 전혀 다른 선수가 됐다. MLS 최고의 스코어러로 자리매김했다. 21경기에서 13골을 넣었던 부앙가는 손흥민 이적 후 치른 8경기에서 10골을 넣었다. 부앙가는 23골로 MLS 득점 2위에 올랐다. 부앙가의 활약 속 LA FC는 MLS컵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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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S 사무국은 '손흥민과 부앙가가 연속으로 넣은 득점이 17골에 이르렀다. 지난 경기에서 부앙가는 한 골, 손흥민이 멀티골을 넣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승리로 LA FC는 사실상 홈 플레이오프 자리를 확보했다. 이제 3위 미네소타와 손에 닿을 정도로 가까워졌다. 심지어 2위 자리도 노릴 수 있다'며 'LA FC가 어디에 자리 잡든 플레이오프에서 부앙가와 손흥민을 막을 수 있는 팀이 있을까'고 했다.
디어슬레틱은 '손흥민은 단순히 뛰어난 기량을 더한 것뿐만 아니라 부앙가의 잠재력을 극대화시키고 있다'며 '손흥민과 부앙가는 꾸준히 볼 소유에 관여하지 않고도 경기를 바꿀 수 있는 선수다. 부앙가의 속도와 직설적인 플레이, 손흥민의 천재적인 움직임으로 추진력을 얻은 LAFC는 엄청난 폼으로 포스트시즌에 들어선다'고 전했다.
경기장 밖에서도 마찬가지다. LA FC는 8월 26일 '손흥민 효과'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는데, '손흥민이 합류한 뒤 나타난 효과는 전례가 없을 정도'라고 전했다. LA FC에 따르면 손흥민의 영입 효과는 2022년 가레스 베일을 영입했을 때보다 5배 이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수치를 보면 더욱 놀라운데, 손흥민이 합류한 뒤 구단 관련 콘텐츠 조회수는 339억8000만회로 594% 증가했다. 구단에 대한 언론 보도 역시 289% 늘어났다. 손흥민의 유니폼은 150만장 넘게 팔렸는데, 이는 메시가 인터 마이애미로 이적할 당시보다 3배나 많은 수치다. 해당 기간 손흥민의 유니폼은 전 세계 스포츠를 통틀어 가장 많이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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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는 '손흥민의 MLS에서 첫 두 달은 선수와 구단이 서로에게 가장 이상적인 선택을 한 드문 사례'라고 했다. 이어 '토트넘에서 마지막 동안 손흥민의 경기력이 하락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지만, LA FC에서 초반 활약은 그의 기량이 여전히 정상급임을 입증했다. 손흥민은 LA FC 입단 후 9경기에서 8골-3도움을 기록하며 팀을 MLS컵 우승후보로 떠오르게 만들었다'며 '물론 MLS는 유럽보다 상대적으로 쉬운 리그로 평가받지만, 그만큼 적응이 어려운 환경이다. 여러 유럽 스타들이 MLS 적응에 실패한 적이 있다. 하지만 손흥민은 실력과 화제성에서 모두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LA FC 중계방송 해설가인 데이브 덴홀름은 "카를로스 벨라가 처음 왔을 때도 그는 놀라운 선수였다. 경기장 안팎에서 모두 완벽했다. 손흥민도 똑같다. 솔직히 LA FC가 이런 수준의 선수를 또 데려올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완벽한 영입"이라고 극찬했다.
벨라가 캘리포니아 남서부의 거대한 멕시코 커뮤니티를 상징했다면, 손흥민은 LA 지역의 한인 사회를 대표한다. LA FC 팬사이트 운영자 트레버 트레이시는 "LA 내에서 한인 커뮤니티는 멕시코계 다음으로 큰 규모다. 손흥민 영입은 단순한 이적이 아니라 커뮤니티 전체의 큰 의미"라며 "이미 지역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존재가 팀에 온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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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는 마지막으로 '손흥민의 MLS 합류는 리그 내외적으로 메시 합류에 버금가는 파급력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했다. 메시는 베컴 이후 MLS에 가장 큰 임팩트를 남겼지만, 손흥민 역시 상당한 수준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BBC는 '물론 글로벌 팬층의 반응도 대단하지만 LA 현지 팬들의 열정과 소속감이 무엇보다 큰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동안 MLS에는 수많은 스타들이 거쳐갔지만 이 정도로 지역 사회와 강한 연결고리를 형성한 선수는 드물었다. 적어도 지금까지의 활약만 본다면 손흥민은 그들과는 확실히 다른 길을 걷고 있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