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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브라질 국가대표 수비수 파브리시우 브루노(29·크루제이루)가 일본전 실수를 인정했다.
그는 "이 순간 난 고통을 느끼지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고개를 꼿꼿이 든다. 나를 도와준 분들, 어려운 시기에 나에게 자신감을 심어준 스태프들에게 감사드린다"라고 덧붙였다.
브라질은 전반 파울루 엔리케(바스코다가마)와 가브리엘 마르티넬리(아스널)의 연속골로 전반을 2-0 리드했다. 하지만 후반 6분 파브리시우가 수비 진영에서 치명적인 패스 미스로 미나미노 다쿠미(AS모나코)의 만회골의 빌미를 제공했다. 동료에게 패스하기 전 중심을 잃고 꽈당 넘어졌다. 동점골 상황에선 나카무라 케이토(스타드 드 랭스)의 발리슛을 걷어낸다는 것이 다리에 맞고 자기 골문 안으로 향했다. 일본은 우에다 아야세(페예노르트)의 헤더 역전골로 3대2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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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리시우는 "오래전부터 날 아는 분들은 내가 오늘 이 자리에 오기까지 어떤 일을 겪었는지를 알고 있다. 내 가족, 아내, 아이들, 아버지, 어머니, 형제는 항상 나와 함께하며 나에게 힘과 자신감을 줬다. 라커룸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아내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다. 그는 나를 안심시켜주고 무엇보다 격려해줬다"라고 말했다. 아내에게서 온 메시지에 대해 말하는 순간 파브리시우의 눈에선 눈물이 흘렀다.
아울러 "기자회견 전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라커룸에 와서 날 꼭 안아줬다. 카세미루는 라커룸에서 나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며 "죄송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팬 여러분께 사과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신장 1m92의 당당한 체구를 지닌 파브리시우는 2016년 크루제이루에서 프로데뷔한 이래 9년 동안 오직 브라질 무대에서만 활동한 국내파다. 레드불 브라간티노, 플라멩구를 거쳐 올해 다시 친정팀 크루제이루로 돌아왔다. 2022년 '남미 챔스'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2022년과 2024년 코파 두 브라질 우승을 이끌며 자국 최고의 센터백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28세의 나이로 늦깎이 국대로 데뷔한 파브리시우는 자신의 A매치 4번째 경기인 일본전에서 '대형사고'를 치며 월드컵 최종 엔트리 승선 가능성을 스스로 걷어찼다. 안첼로티 감독은 10일 한국전(5대0 승)에서 선발 기용한 가브리엘 마갈량이스(아스널), 에데르 밀리탕(레알 마드리드)를 벤치에 앉혀두고 파브리시우를 테스트했지만 큰 실망을 안았다. 부상을 결장한 마르퀴뇨스(파리 생제르맹)가 복귀하면 스쿼드에서 자연스레 밀려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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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에만 3골을 넣어 경기를 뒤집은 홈팀 일본에 대해 "일본은 매우 강한 팀이라고 생각한다. 후반전에 특히 좋았다. 강한 전방 압박이 우리에게 어려움에 안겼다"라고 설명했다.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을 5대0으로 꺾은 뒤에 한 인터뷰와는 180도 다르다. 브라질의 경기력을 '완벽하다'라고 표현한 그는 "한국이 스리백을 활용했다. 중간(중앙)에서부터 강하게 압박했는데, 거기서 실수가 있었다. 이스테방이 (측면으로)벌려서 패스를 받으며 (한국의)수비 라인 간격이 벌어졌다. 그래서 좀 더 한국에 어려운 경기가 된 것 같다"라고 '오답노트'까지 선물하는 여유를 부린 바 있다.
미드필더 카세미루(맨유)는 브라질 매체와 인터뷰에서 "후반전 전체가 완전히 무너졌다. '블랙아웃' 수준이다. 이렇게 수준 높은 경기에선 디테일이 승패를 좌우한다. 45분만 잠들어도 월드컵, 코파아메리카, 메달, 4년 동안의 꿈 등 모든 걸 잃을 수 있다"라고 작심 토로했다. 이런 경기력이면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24년만의 월드컵 우승은 어렵다는 반응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