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아프리카가 9팀이나 월드컵에 진출하냐" 유럽 외 대륙 '모두까기', BBC의 팩폭 "너나 잘하세요"

기사입력 2025-11-18 17:05


"무슨 아프리카가 9팀이나 월드컵에 진출하냐" 유럽 외 대륙 '모두까기'…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볼리비아의 A매치 평가전. 손흥민이 프리킥 선제골을 터뜨리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11.14/

"무슨 아프리카가 9팀이나 월드컵에 진출하냐" 유럽 외 대륙 '모두까기'…
젠나로 가투소 이탈리아 축구대표팀 감독.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젠나로 가투소 이탈리아 축구대표팀 감독이 노르웨이전을 마치고 한 발언이 2026년 북중미월드컵 대륙별 쿼터 배분 형평성 논란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가투소 감독은 17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시로에서 열린 노르웨이와의 대회 유럽예선 I조 8차전에서 1대4로 패한 후 "내가 선수로 뛸 때는 월드컵 예선 그룹 2위도 본선에 직행했다. 지금은 룰이 바뀌었다. 이탈리아는 6승을 거두지 않았나? 이 시스템과 룰을 만든 사람들에게 좀 물어봐달라"라고 직격했다. 이탈리아는 유럽예선 8경기에서 6승2패 승점 18로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 노르웨이(승점 24)에 이어 2위에 머물렀다. 유럽예선 조 2위팀엔 플레이오프라는 험난하고 잔인한 여정이 기다린다. 한때 세계 축구를 주무르던 강호 이탈리아는 3대회 연속 본선 좌절 위기에 직면했다.

가투소 감독은 "1990년(이탈리아)과 1994년(미국)엔 아프리카 두 팀이 월드컵 본선에 올랐지만, 지금은 9팀이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건 아니지만, 알다시피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기가 너무 어려워졌다"며 "남미를 보라. 10팀 중 6팀이 직행 티켓을 따고, 7위팀은 오세아니아와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치르지 않나. 이런 시스템은 후회와 슬픔, 실망감을 안긴다. 유럽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슨 아프리카가 9팀이나 월드컵에 진출하냐" 유럽 외 대륙 '모두까기'…
AFP연합뉴스
영국공영방송 'BBC'는 17일 '가투소 말이 맞나? 월드컵 예선은 유럽에 불공평한가?'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가투소 감독의 '기억의 오류'부터 바로잡았다. 1994년 미국월드컵에선 아프리카 국가가 2팀이 아닌 3팀이 참가했고, 볼리비아의 대륙별 플레이오프 상대는 오세아니아 국가(뉴칼레도니아)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또한, 가투소가 이탈리아 대표로 뛰던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선 덴마크만이 유럽 예선 그룹 2위 자격으로 본선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BBC'는 결론적으로 가투소 감독의 발언이 일정 부분 맞는 말이라고 인정했다. 형평성 문제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BBC'에 따르면, 현재 유럽은 예선에 참가한 54개국 중 16개팀이 본선에 오른다. 월드컵 본선 진출 확률은 약 29.62%다. 이는 참가 10개국 중 6개팀이 본선에 직행하는 남미의 60%에 비해 현저히 낮다. 남미 예선 6위 볼리비아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76위다. 반면 유럽은 26개팀이 랭킹 50위권에 포함됐다. 랭킹 50위권 안에 있는 팀 중 최대 10개팀이 본선을 밟지 못한다는 얘기다. 현재 랭킹 9위인 이탈리아가 8경기 중 6승을 거두고도 월드컵 본선에 오르지 못할 위기에 놓였지만, 볼리비아는 18경기 중 10번을 패하고도 본선 진출 희망을 잡았다. 볼리비아보다 랭킹이 낮은 유럽 국가는 20개국뿐이다.


"무슨 아프리카가 9팀이나 월드컵에 진출하냐" 유럽 외 대륙 '모두까기'…
월드컵 본선 진출 확정 후 기뻐하는 카보베르데 선수들. AP 연합뉴스
1990년대에 유럽 국가의 월드컵 티켓 배분율이 54%에 달했다. 지금은 33.3%로, 약 21%가량 줄었다. 21%는 다른 대륙에게 할당됐다. 아프리카 국가의 월드컵 티켓 배분율은 21.43%(이하 자동 9장), 북중미는 14.29%(6장), 아시아는 19.05%(8장) 등이다. 'BBC'는 대륙별 월드컵 티켓 할당율과 FIFA 랭킹 50위권 내 국가의 숫자를 비교했다. 아프리카는 14%(7팀), 아시아는 8.7%(4팀)에 불과했다. 경쟁력이 없는 팀 중에서 월드컵 본선에 오르는 케이스가 발생했다는 의미다. 아시아의 요르단과 우즈베키스탄, 아프리카의 카보베르데가 내년 월드컵 데뷔를 앞뒀다. 그나마 북중미가 15.63%(5팀)로 티켓 배분율과 엇비슷했다. 하지만 수리남(126위), 퀴라소(82위)가 본선에 오른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BBC'는 "가투소의 주장이 어딘가 타당할지 모르지만, 그가 동정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라고 결론지었다. 월드컵 티켓이 이러니저러니 해도 노르웨이처럼 실력으로 본선에 오르면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한편, 48개국으로 늘어난 북중미월드컵 본선 진출팀은 18일 독일, 네덜란드를 포함해 34개국으로 늘었다.


개최국=캐내다, 멕시코, 미국

아시아=호주, 이란, 일본, 요르단,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대한민국, 우즈베키스탄

아프리카=알제리아, 카보베르데, 이집트, 가나, 코트디부아르, 모로코, 세네갈, 남아프리카공화국, 튀니지

북중미=-

유럽=크로아티아, 잉글랜드,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노르웨이, 포르투갈

오세아니아=뉴질랜드

남마=아르헨티나, 브라질, 콜롬비아, 에콰도르, 파라과이, 우루과이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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