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개월이 지났지만, 토트넘 팬들에게 손흥민(LA FC)은 여전히 그리운 이름이다. 손흥민은 올 여름 10년간 동행에 마침표를 찍고 토트넘을 떠났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마티스 텔, 모하메드 쿠두스, 사비 시몬스 등을 영입했다. 하지만 누구 하나 만족스럽지 않다. 특히 시몬스의 경우, 손흥민이 달던 7번을 배정 받았지만, 최악의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다.
기록이 증명한다. 26일(한국시각) 영국 BBC에 따르면, 토트넘의 기대득점은 11.1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0개팀 중 17위에 불과하다. 슈팅수는 110개로 19위다. 토트넘은 초반 순항하는 듯 했지만, 공격력 부재 속 내리막을 타고 있다. 24일 라이벌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1대4로 패했다. 토마스 프랭크 감독이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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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결국 손흥민을 언급했다. 윌손 오도베르와 함께 파리생제르맹과의 유럽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5차전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 나선 프랭크 감독은 "내 옆에 있는 어린 선수(22세)인 오도베르는 환상적이고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지난 시즌에 비해서도 한 단계 성장했고,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는 여전히 지난 시즌에 함께 뛰었던 손흥민과 같은 클럽의 레전드를 따라가고 있다. 다만 시간이 좀 걸릴 뿐"이라고 밝혔다.
손흥민은 설명이 필요없는 토트넘의 레전드다. 그는 지난 시즌 토트넘의 오랜 무관을 끊고 유로파리그 우승을 안겼다. 손흥민은 지난 10년간 토트넘의 공격을 이끌었다. 25일 '메나스풋볼HQ'에 따르면, 손흥민은 2017~2018시즌 이후 EPL에서 173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까지 7시즌간 평균 24개 이상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EPL에서 그 보다 더 많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것은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가 유일했다. 살라는 299경기에서 276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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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마지막 시즌 기록이 끊기기는 했지만, 무려 8시즌 연속으로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2016~2017시즌 14골을 넣은 것을 시작으로 2017~2018시즌과 2018~2019시즌 12골씩을 넣었다. 2019~2020시즌에는 11골, 2020~2021시즌에는 17골을 기록했다. 2021~2022시즌 23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올랐다. 2022~2023시즌에는 부상으로 인해 부진했음에도 10골을 넣어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2023~2024시즌에는 17골을 넣었다. 역대 EPL에서 8시즌 연속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선수는 손흥민을 포함해 단 7명뿐이다.
'10(골)-10(도움)' 클럽도 여러차례 가입했다. 2019~2020시즌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10-10(11골-10도움)을 달성했던 손흥민은 2020~2021시즌(17골-10도움)에 이어 2023~2024시즌 세번째로 10-10에 이름을 올렸다. 드록바, 램파드, 에릭 칸토나, 웨인 루니, 살라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통계 전문 업체 스쿼카는 '역대 EPL 무대에서 세 차례 이상 10골-10도움을 기록한 선수는 손흥민 포함, 6명뿐'이라며 '쏘니(손흥민)가 레전드의 리스트에 올랐다'고 극찬했다. 루니가 가장 많은 5번의 10-10을 기록했고, 칸토나와 램파드가 4회로 그 뒤를 이었다. 드록바와 살라는 총 3차례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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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 공격수를 대체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더욱이 손흥민은 미국 이적 후 12골-4도움으로 변함없는 활약을 보이고 있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속이 쓰릴 수 밖에 없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