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 전북 현대와 광주FC의 경기. 전북이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정조국 코치와 기쁨을 나누는 거스 포옛 감독의 모습. 상암=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12.06/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 전북 현대와 광주FC의 경기. 전북이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거스 포옛 감독과 선수들의 모습. 상암=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12.06/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 전북 현대와 광주FC의 경기. 전북이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포옛 감독과 타노스 코치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상암=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12.06/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전북 현대 거스 포옛 감독이 사임했다.
전북은 8일 보도자료를 통해 포옛 감독 사임을 공식 발표했다. 전북은 '포옛 감독은 전술, 훈련 등 팀 운영의 핵심 역할을 맡으며 자신과 16년간 수많은 순간을 함께 한 타노스 코치의 사임으로 심리적 위축과 부담을 느꼈다'며 '특히 사단 체제로 운영하며 자신의 지도 시스템을 구축해 온 감독은 조직의 균열로 인한 지도력의 안정성 저하 등을 우려해 고심 끝에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구단은 사임 의사를 전한 포옛 감독에게 다음 시즌에 대한 계획과 타노스 코치의 명예 회복을 위한 노력을 약속하며 만류하였으나 끝내 감독의 의사를 존중하고 수용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포옛 감독은 "애석한 마음으로 팀을 떠나게 됐다. 팬들에게 정말 감사했고 제대로 된 인사를 하지 못하고 떠나 죄송하고 안타깝다"며 "팬들과 함께했던 1년은 나의 축구 지도자 인생에서 잊지 못할 역사적인 시간이었다. 우리 팬들이 보여준 열정과 팀에 대한 애정은 내 기억뿐만 아니라 가슴에 진하게 남을 것이다. 진심으로 감사하다. 다시 한국에 웃으며 돌아올 수 있는 날을 꿈꾸며 나의 팀 '전북현대'를 멀리서나마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포옛 감독은 지난 달 전북 구단에 사임 의사를 전달했다. 전북 관계자는 "포옛 감독이 2~3주 전 '계약을 해지하고 떠나고 싶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일단 코리아컵까지 집중해서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포옛 감독이 올 시즌을 마치고 한국을 떠날 것이란 관측은 지난해 12월 선임 당시부터 불거졌다. 브라이턴 앤 호브 앨비언(잉글랜드), 보르도(프랑스), 레알 베티스(스페인) 등 유럽 빅리그에서 줄곧 커리어를 쌓아온 그가 갑작스럽게 K리그를 선택한 배경에 물음표가 붙을 수밖에 없었다. 선덜랜드(잉글랜드) 시절 이후 내리막길을 걷다 지난해 그리스 대표팀에서 물러난 뒤 야인 생활을 했던 그에겐 반등이 필요했고, 승강 플레이오프 벼랑 끝에서 구사일생한 전북은 딱 맞는 선택지였을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졌다. 포옛 감독이 올 시즌 전북을 본궤도에 올려 놓고 유럽팀의 제의를 받는다면 떠날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도 있었다.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 전북 현대와 광주FC의 경기. 전북이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거스 포옛 감독과 선수들의 모습. 상암=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12.06/
스위스그랜드호텔/ 2025 하나은행 K리그 대상 시상식/ K리그1 감독상/ 전북 거스 포옛 감독/ 기념 사진/ 사진 정재훈
전주월드컵경기장/ K리그1/ 파이널A/ 전북현대모터스 vs 대전하나시티즌/ 전북 거스 포옛 감독/ 항의/ 사진 박정훈
이런 관측은 전북이 시즌 초반부터 무패 가도를 달리며 K리그 선두에 올라서면서 힘을 받았고, 지난 여름 구체화됐다. 당시 축구계에선 포옛 감독이 곧 전북을 떠날 것 같다는 설이 파다했다. 이에 대해 포옛 감독은 포옛 감독은 2025 K리그1 조기 우승을 확정 지은 지난 10월 "솔직하게 말하자면 6월에 유럽 팀들의 감독 교체 시기에 제의가 오긴 했다"고 털어놓았다. 포옛 감독이 유럽행 대신 전북에 남아 K리그1 우승을 이끌었지만, 코리아컵을 마친 이후의 행보에 대한 의문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유럽 리그가 시즌 중인 겨울에는 중도 부임이 아무래도 부담스러울 수박에 없는 만큼, 내년 여름 전북을 떠날 것이라는 관측도 일부 있었다.
이런 가운데 포옛 감독이 힌트를 던졌다. 그는 지난 1일 K리그 대상 시상식을 마친 뒤 마우리시오 타리코(타노스) 수석코치가 인종차별 논란으로 한국프로축구연맹 중징계를 받은 것을 거론하며 "내 코치진을 건드리는 건 나를 건드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나의 사단이 한국에 머무르기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결정"이라며 사퇴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전북에 사퇴 의사를 전한 시기와 발언을 대입해보면 포옛 감독은 이미 코리아컵을 앞두고 한국을 떠나는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전주월드컵경기장/ K리그1/ 파이널A/ 전북현대모터스 vs 대전하나시티즌/ 전북 거스 포옛 감독/ 응원 게이트기/ 사진 곽동혁
전북은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새 시즌 판은 이미 포옛 감독이 짜 놓은 상태이기 때문. 포옛 감독은 유럽행을 단념한 뒤 전북 관계자들과 스페인을 방문해 새 시즌 전지훈련지를 둘러봤다. 조기 우승 확정 뒤엔 새 시즌 선수 구성에 대한 교감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감독이 손을 대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김두현 감독이 물러나고 포옛 감독이 큰 변화 없이 선수단을 인계 받아 시즌을 준비했던 것과 같은 상황이다.
전북은 차기 사령탑 선임 절차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 여름 포옛 감독의 거취가 주목 받던 시기부터 전북의 차기 사령탑 전망도 수면 위로 떠오른 바 있다. 당시 후보자로 거론됐던 지도자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