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파라오' 모하메드 살라의 폭탄 발언에 아르네 슬롯 감독도 초강경 대응에 나섰다.
9일(한국시각) 영국 'BBC'는 '살라가 인터 밀란전 명단에서 제외됐다'고 전했다. 리버풀은 10일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시로 스타디움에서 인터밀란과 2025~2026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6차전을 치른다. 살라는 오전까지 리버풀 훈련장에 있었음에도, 결국 선수단과 동행하지 않는다. BBC는 '리버풀이 일정 기간 살라를 선발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살라는 현재 가장 뜨거운 감자다. 그는 최근 폭탄 선언을 했다. 지난 리즈 유나이티드전 후 이례적으로 언론 앞에서 자신의 속내를 가감없이 드러냈다. 살라는 이날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며, 3경기 연속으로 선발에서 제외됐다.
살라는 "내가 벤치에 90분 동안 앉아 있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 3경기 연속 선발 명단에서 제외된 건 내 커리어 최초다. 정말 실망했다"고 했다. "수년 동안 리버풀에서 많은 것을 이뤘고, 지난 시즌에도 좋은 활약을 했다. 누군가가 모든 책임을 내게 돌리려 했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강력한 불만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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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아르네 슬롯 감독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말해왔는데 갑자기 우리 사이가 아무런 관계도 아닌 것처럼 변해버렸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내 생각엔 누군가가 내가 이 클럽에 남아 있는 걸 원치 않는 것같다"고 말했다. 그는 "구단이 날 희생양 삼은 것같다. 내 느낌이다. 누군가가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우려했다는 건 분명하다"면서 "나는 이 클럽을 항상 응원할 것이고 내 아이들도 그럴 것이다. 나는 이 클럽을 정말 사랑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리버풀을 향한 애정을 전했다.
살라는 마지막으로 "솔직히 말해 이런 상황은 받아들일 수가 없다. 이해가 안된다. 내가 계속 희생양으로 몰리는 것같다. 나는 내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 클럽을 위해 정말 많은 걸 해왔다. 나는 내 자리를 위해 싸울 필요가 없다. 그건 내가 얻어낸 것"이라고 했다.
살라는 설명이 필요없는 리버풀 역대 최고의 공격수 중 한명이다. 2018년 리버풀에 입단한 살라는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리버풀의 새로운 전성시대를 열었다. 살라의 활약 속 리버풀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회, 유럽챔피언스리그 1회 등을 품었다. 살라는 420경기에 출전해 250골을 기록하며, 이안 러시(346골), 로저 헌트(285골)에 이어 리버풀 역대 득점 3위에 올라 있다. 지난 시즌에도 무려 57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리버풀은 살라와 재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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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 시즌 믿을 수 없는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살라는 단 5골에 그치고 있다. 수비적인 기여를 하지 못하던 살라였는데, 공격마저 부진하자 계륵으로 전락했다. 결국 슬롯 감독은 살라를 선발로 제외하는 모험수를 꺼냈고, 어느정도 맞아떨어지는 분위기다. 그러자 살라가 반박하고 나섰다. 영국 현지에서는 '살라가 선을 넘었다'며 '개인적인 문제를 팀으로 끌어들였다'며 비판하고 있다.
슬롯 감독은 살라의 일탈에 칼을 빼들었다. 선발 명단이 아닌 아예 원정 명단에서 제외했다. 사실상 같이 가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현지에서는 '살라와 슬롯이 서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둘 중의 하나는 팀을 떠나야 할 것'이라고 했는데, 슬롯 감독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살라가 14일 열리는 브라이턴과의 리그 경기가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뜻을 전했는데, 이 경기 앞뒤로 살라의 미래가 결정될 전망이다. 살라는 15일부터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출전한다.
일단은 리버풀을 떠날 공산이 크다. 유럽이적시장의 최고 권위자로 불리는 파브리지오 로마노는 "살라가 리버풀에 분명한 메시지를 전했다. 1월이적시장에 팀을 떠날 구체적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했다. 살라는 이전부터 사우디 클럽들의 진한 러브콜을 받았다. 로마노는 "살라는 리버풀과 팬들을 존중하기 위해 아직 사우와 어떤 협상도 시작하지 않았다. 다만 사우디의 관심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