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 레전드 출신 해설가' 앨런 시어러가 올 시즌 리버풀 부진 속에 '이집트왕' 모하메드 살라와 아르네 슬롯 감독의 불화를 언급하면서 이에 대한 해법은 "감독이든 선수든 둘 중 하나는 떠나는 것"이라고 작심 발언했다.
살라는 지난 주말 벤치에서 90분을 보낸 후 구단과 감독을 공개 저격, 축구계를 뒤흔들었다. 팀 부진 속에 누군가가 자신을 희생양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슬롯 감독의 부임 첫해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던 살라는 올시즌 충분한 기회를 받지 못했고 리버풀의 성적은 곤두박질쳤고 살라가 이로 인한 불만을 믹스트존 공개 인터뷰에서 터뜨리며 살라와 구단, 감독은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넌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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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유럽챔피언스리그 원정 명단에도 살라의 이름은 없었다. 살라는 이번 주말 이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출전을 위해 한동안 팀을 떠나게 된다. 사우디 슈퍼리그 알힐랄 링크설이 끊이지 않는 만큼 이후 상황은 예측불허다. 리버풀 구단은 구단의 상징적인 선수인 살라냐, 아니면 첫 시즌 우승컵을 가져다준 슬롯 감독이냐를 놓고 어려운 선택을 해야할 상황에 놓였다.
시어러는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다시 회복할 길이 있다면 정말 놀랄 일"이라면서 "내가 보기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감독이든 선수든 한 명은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시어러는 "감독으로서 선수를 제외할 권리는 있지만, 그(살라)를 제외했다면 결국 승리를 거둬야 한다"면서 "그의 멘탈리티와 그가 해온 일들에 대해 말하고 싶다. 그는 당황하고 상처받았을 것이다. 자존심이 크게 손상된 상태다. 자신이 해온 일과 성취를 돌아볼 수밖에 없다. 8년간 클럽을 이끌었고 이길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이겨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가 없었다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살라의 입장을 대변했다. "살라의 입장에서 보면, 이 모든 것이 고려 대상이 된다. 다른 선수들이 부진한데도 계속 출전하는 걸 보면서 자신이 모든 비난을 떠안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와 같은 슈퍼스타라면 그런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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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리버풀 레전드' 다니엘 스터리지는 자신의 '친구' 살라가 잘못된 방식으로 행동했다고 인정했다. 스터리지는 2017~2019년 살라와 함께 뛰었고, 이후로도 경기장 밖에서 강한 유대감을 유지해왔다.
스터리지는 "경기장에 나서지 못하는 것이 그를 이처럼 행동하게 만든 것 같다"면서 "아마도 살라 스스로에게도 놀라운 일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친구로서 실망스럽다. 그런 대응은 형편없는 것이다. 그가 한 방식은 끔찍하다. 다시 잘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그가 순간적으로 미친 행동을 한 걸 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터리지와 달리 시어러는 살라의 입장에서도 문제를 다뤘다. 뉴캐슬 레전드 공격수 출신인 시어러 역시 1999년 당시 뉴캐슬 사령탑이었던 루드 굴리트 감독과 충돌했을 때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시어러는 감독이 살라를 다루는 데 다른 접근법을 취했어야 한다고 했다. 시어러는 "그가 언론에 한 말은 옳지 않다. 그런 말은 탈의실이나 감독실에서 직접 얼굴을 보고 둘이서 해야지, 언론을 통해 해서는 안 된다. 살라 입장에선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뭐라고 잠깐만, 우리가 리즈 원정인데 나를 교체로도 투입하지 않겠다고?' '나도 과거에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살라가 느낀 감정들을 전부 다 느꼈다. 나는 뉴캐슬의 핵심 선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제외되는 방식에 엄청난 분노를 느꼈다"고 살라의 입장에 공감했다. 이어 "하지만 (살라가) 온세상 언론을 향해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건 옳지 않다. 그래도 그가 그렇게 느끼는 건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내가 감독이라면 이 어려운 상황을 이렇게 처리했을 것같다. 일요일에 그를 불러서 '이건 너나 나에게도 좋지 않아. 팀을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해'라고 직접 말하는 게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유럽챔피언스리그를 앞두고 시어러는 "오늘 밤 그를 기용하는 건 윈윈이었을 것이다. 잘하면 좋고, 못하면 감독이 그 이유를 설명하면 된다. 슈퍼스타는 다르게 대해야 한다. 모두를 똑같이 대할 순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9일 개인 SNS에 '나홀로 훈련' 사진을 올린 모하메드 살라. 인터밀란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한편 위기의 리버풀은 10일 오전 5시(한국시각) 밀라노 스타이오 쥐세페 메자에서 살라 없이 치른 유럽챔피언스리그 인터밀란 원정에서 후반 43분 도미니크 소보슬러이의 페널티킥 결승골에 힘입어 1대0, 값진 승리를 거뒀다. 살라는 경기 전날 나홀로 리버풀 훈련센터에서 훈련하는 사진을 SNS에 올려 팬들에게 자신의 상황을 알리는 한편, 구단을 향한 불만을 에둘러 전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