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월드컵에서 이변을 일으키겠다!"
휴고 브로스 남아공 감독의 자신감이었다. 브로스 감독은 31일(한국시각)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파나마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최고의 수준에서 가진 기량을 발휘한다면 월드컵에서 이변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담대한 포부를 전했다.
남아공은 이번 북중미월드컵서 대한민국과 한조에 속했다. 멕시코, 유럽 플레이오프 D승자와 A조에 묶였다. 남아공은 '개최국' 멕시코와 대회 개막전을 치른다.
남아공은 A조 최약체로 꼽힌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61위로 가장 낮다. 지역 예선에서도 포트1을 배정 받지 못했는데, 나이지리아를 따돌리고 C조 1위에 올랐다. 16년만의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상대를 압도하지는 못했다. 이번 아프리카 예선 조 1위 팀 중 가장 낮은 승점 18을 기록했다. 경고 누적이었던 선수를 출전시키는 실수로 몰수 게임을 당하는 등의 이유도 있었지만, '1강' 나이지리아의 부진이 컸다. '최약체' 짐바브웨와 비기는 등 탈락 위기가 있었지만, 기적적으로 본선 직행에 성공했다.
월드컵 본선 진출은 이번 대회 포함해 총 4회, 하지만 16강 진출은 단 한번도 없었다. 개최국이었던 2010년 대회에서도 1승1무1패로 16강에 오르지 못했다. 역대 개최국 첫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겪었다. 당시 개막전 상대가 멕시코였는데, 이번 대회서도 개막전에 멕시코를 만난다. 이번에는 멕시코가 개최국 자격이다.
잉글랜드 번리에서 뛰는 라일 포스터, 포르투갈의 톤델라 유니폼을 입은 스페펠로 시톨레 정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자국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남아공 2강' 마멜로디 선다운즈, 올랜드 파이어리츠 소속이 대부분이다. 그만큼 조직력이 좋을 수 밖에 없다. 실제 다른 아프리카팀들과 달리, 조직적인 축구를 즐겨한다. '노장' 브로스 감독이 2021년부터 남아공을 이끌고 있다. 브로스 감독은 거친 입맏므올 여러차례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한국은 지금껏 남아공과 단 한 차례도 격돌한 적이 없다. U-23 대표팀이 1번, U-20 대표팀이 3번 남아공과 맞대결을 치렀지만, A대표팀은 남아공과 만나지 못했다. 첫 격돌이 월드컵 무대인 셈이다. 대표팀은 아니지만, 울산HD가 지난해 열린 클럽월드컵에서 선다운스와 격돌한 적이 있다. 당시 선다운스가 1대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에 뛰었던 '캡틴'이자 '골키퍼' 로웬 윌리엄스는 "당시 기억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남아공은 앙골라 등에 이어 이번 A매치에서 파나마와 2연전을 치른다. 27일 첫 경기에서는 1대1로 비겼다. 브로스 감독은 "우리는 아직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팀"이라면서 "그 점이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본선 명단의 '70∼75%' 정도는 확정됐다고 전한 브로스 감독은 "본선에 진출한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선수들의 경기력이 내가 기대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매우 실망스러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선수들이 월드컵에서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 하기에 내가 몰아붙일 필요는 없다"면서 "선수들의 정신력, 월드컵에서 뭔가를 해내고 싶은 그들의 열망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번 월드컵을 통해 더 많은 남아공 선수가 외국 무대로 진출할 기회가 되기를 바랐다. 브로스 감독은 "2023년 네이션스컵에서 3위에 오른 뒤 갑자기 대표팀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생겨났다. 해외 진출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면서 "남아공에 필요한 것은 해외의 관심이다. 큰 대회에 참가해야만 그런 관심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