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홍명보호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상대인 멕시코가 심각한 내홍에 휩싸였다.
조기 소집 갈등 때문이다. 멕시코축구협회는 6일(한국시각) '멕시코시티에서 국내파 선수들을 소집해 훈련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지난 달 28일 마무리된 리가MX에서 20명의 선수를 선발했다. 12명의 핵심 자원들과 8명의 훈련 파트너를 뽑았다. 개최국인 멕시코는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조기 소집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타 국가에 비해 한 달 넘게 일찍 월드컵 준비에 돌입하는 셈이다.
구체적인 계획까지 발표했다. 무려 5주가 넘는 훈련 기간 동안 세 차례 평가전을 예고했다. 22일 멕시코에서 가나, 30일 미국에서 호주와 연전을 치른 뒤, 6월 4일 다시 멕시코로 돌아와 세르비아와 최종 평가전을 갖는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장기 합숙을 통해 4강 신화를 달성한 한국의 행보를 연상케 한다.
하지만 시작부터 꼬인 모습이다. 12명 안에 포함된 톨루카의 수비수 헤수스 가야르도와 알렉시스 베가스가 7일 열리는 손흥민의 LA FC와의 2026년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컵 4강 2차전 홈경기를 앞두고 소속팀 훈련에 참여한 모습이 포착되며 제때 대표팀 소집에 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됐다. 우승에 도전하는 톨루카는 이들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른 클럽들의 반응도 다르지 않다. 실제 치바스 선수들은 주말 경기 마치고 휴가를 받은 뒤 다시 클럽으로 합류했다. 5명이나 선수를 보내야 하는 과달라하라의 구단주인 아마우리 베르가라는 아예 자신의 SNS를 통해 선수들에게 소속팀에 복귀해 리가 MX 플레이오프 8강전에 나서라고 공개 요청하기도 했다. 과달라하라는 티그레스 UANL과의 1차전에서 1대3으로 져 2차전 승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베르가라 구단주는 '합의는 모든 당사자가 존중할 때만 유효하다'며 '우리 선수들이 내일 구단 훈련 시설로 소집하도록 하라고 구단 관계자들에게 지시했다'고 말했다.
멕시코축구협회는 구단과 협의 후 소집에 나서는 것이라 전했지만, 제대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은 모습이다. ESPN은 '일부 구단주들은 이번 조기 소집이 클럽의 상업적 이익과 리그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며 맹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멕시코축구협회가 초강수를 뒀다. 성명을 내고 '모든 선수는 멕시코시티의 대표팀 훈련 센터에 합류해야 한다'며 '코치진의 지시에 따라 훈련 캠프에 참가하지 않는 선수는 월드컵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도 기자회견에서 "성명에 아주 명확하게 나와 있다. 훈련 캠프에 불참하는 사람은 월드컵에서 제외될 것"이라면서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양보할 수 없다. 이미 오래전에 제출해 승인받은 협력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폭스스포츠는 '멕시코축구협회는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리그 일정을 마친 선수부터 순차적으로 합류'하는 절충안을 제시했으나, 아기레 감독은 '첫날부터 전원이 모이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배수의 진을 쳤다'고 보도했다. ESPN은 '멕시코축구협회가 각 구단에 벌금까지 부과할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멕시코는 국내파 비중이 높다. 이번에 아기레 감독도 명단을 발표하면서도 "이들은 합의에 따라 북중미 월드컵 대표팀 최종 명단에 들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이라고 설명했다. 국내파로 조직력을 다진 후 해외파가 합류해 세르비아전에서 최정예로 마지막 스파링에 나서려는 멕시코축구협회의 계획도 어긋나게 될 위기다. 멕시코는 한국, 남아공, 체코와 함께 A조에 속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