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대한민국 '캡틴' 손흥민(34·LA FC)과 극적 '잔류'를 선물한 토트넘 안방의 새 희망 안토닌 킨스키(23)의 재회가 불발됐다.
대한민국은 6월 12일 오전 11시(이하 한국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체코와 2026년 북중미월드컵 A조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결전을 앞둔 손흥민은 26일 사전캠프가 차려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로 날아와 홍명보호에 합류했다.
체코 출신인 킨스키는 '넥스트 체흐'로 꼽히는 유망주다. 그는 예비엔트리에 포함됐지만 스스로 하차했다. 월드컵 대신 수술을 선택했다. 킨스키는 2024년 10월 A대표팀에 첫 발탁됐다. 하지만 '백업' 골키퍼라 A매치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다.
킨스키는 월드컵 최종엔트리 승선이 유력했다. 그러나 수술을 미루며 결정으로 토트넘을 선택했다. 팬들 사이에 감동이 물결치고 있다.
영국의 '더선'은 이날 '킨스키는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 체제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토트넘의 깜짝 영웅으로 떠올랐고, 마지막 날 강등을 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그의 공헌은 월드컵 출전을 포기하면서까지 간단한 수술을 시즌 종료 후로 미뤘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더욱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토트넘의 주전 수문장은 굴리엘모 비카리오다. 그러나 그는 3월 22일 노팅엄 포레스트전을 끝으로 부상으로 조기에 시즌을 접었다. 그 공백을 킨스키가 메웠다.
사실 악몽은 있었다. 그는 3월 11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2대5 패)에서 선발 기회를 얻었지만 믿기지 않는 실수를 연발했다. 결국 킨스키는 전반 17분 만에 교체되는 수모를 당했다.
당시 토트넘은 이고르 투도르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었다. 교체 결정을 한 투도르 감독을 향한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큰 충격에 킨스키의 선수 생명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기우였다. 그는 화려하게 부활했다. 데 제르비 감독이 소방수로 등장한 후 7경기, 전경기에서 풀타임 소화했다. 토트넘의 '해피 엔딩'을 이끌었다.
킨스키는 월드컵을 포기한 이유에 대해 털어놓았다. 그는 "작은 문제가 하나 있어서 해결하려고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리고 "만약 내가 대표팀의 명실상부한 넘버1 골키퍼로 월드컵에 출전한다면 생각이 달라졌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넘버1 옵션이 아니기에 경기에 출전하지 못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월드컵 예선전에서 벤치에 앉아 경기에 한 번도 뛰지 못했기 때문에 (그 제안을) 받아들였던 것 같다"고 솔직하게 토로했다.
킨스키는 이어 "월드컵이 아닌 바로 다음 시즌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몸 상태가 완전히 회복되는 대로 피지컬 코치님과 함께 멋진 프리시즌 계획을 세웠다. 열심히 훈련해서 다음 시즌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다음 시즌이 정말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아틀레티코의 악몽, 이제는 웃을 수 있다. 킨스키는 "오래전 일처럼 느껴진다. 챔피언스리그에서 탈락한 것은 큰 충격이었고, 그 경험이 시즌 전체에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도 "하지만 내게는 벤치에 앉아 있던 6개월이 이 순간보다 훨씬 더 힘들었다. 그냥 믿고 노력하는 것뿐이었다. 내가 올바른 일을 하고 있고, 일을 잘 해낼 수 있고,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내가 해온 일들을 바탕으로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킨스키는 지난해 여름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나자 '피치에서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는 글을 자신의 SNS에 남겼다. 토트넘은 2년 연속 EPL 17위의 수모를 당했지만 킨스키라는 '대형 골키퍼'를 수확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