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리먼(미국)=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2026년 북중미월드컵 본선을 준비 중인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 감독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깜짝 사퇴 결정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홍 감독은 30일(한국시각)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근교 헤리먼의 자이언스 뱅크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이곳에 와서 훈련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어제 갑작스럽게 소식이 전해졌다. 당황스러웠다. 회장님이 선수단 대표단과 이야기했다. 선수단은 선수단끼리 또 따로 시간을 가져서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에 대해서 명확하게 얘기를 했다. 당황스러운 일이지만 우리가 해온대로 우리 역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이 사의 표명을 전달한 방식에 대해선 "줌 미팅(화상 미팅)을 했다. (오후)8시반에 저와 미팅을 하고, 9시에 선수들과 줌미팅을 해서 두 가지 정도를 이야기했다. 한가지가 본인 거취이고, 두번째는 선수단에 대한 포상에 대한 거다. 그 점에 대해선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라고 했다.
정 회장은 하루 전인 29일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일부 협회 관계자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하고, 선수단은 사의 표명에 관한 보도자료가 배포되기 1~2시간 전에 사퇴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 정도로 '깜짝 발표'였다. 정 회장은 "북중미월드컵을 끝으로 물러나고자 한다. 그동안 우리 대표팀이 열심히 월드컵 본선을 준비했다. 저는 대표팀이 이번 대회에서 좋은 경기력을 펼치면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둘 것으로 믿고 있다. 대표팀이 본선에서 성과를 내도록 지원하는 것이 협회장으로서 마지막 소임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사의를 표명했다. 다음달 9일 선수단 격려차 베이스캠프지인 멕시코 과달라하라로 떠날 예정인 정 회장은 월드컵이 끝난 이후 사표를 제출할 계획이다. 제출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KFA측은 '지난해 4선에 성공한 정 회장의 이같은 결정은 월드컵 대표팀에 대한 축구팬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응원을 간곡히 당부하기 위해 이뤄졌다'라고 밝혔다. 이어 '또한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중장기적 비전 수립과 이행에 매진해야 할 협회가 현재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숙고 끝에 결정됐다'라고 덧붙였다. 축구계는 정 회장이 악화된 여론과 법적 다툼 등으로 인해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스스로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정 회장은 문체체육관광부 감사로 중징계 요구를 받은 뒤 불복한 행정소송 1심에서도 패소한 바 있다.
정 회장의 갑작스런 사퇴 결정으로 한국 축구 분위기가 뒤숭숭하지만,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준비는 차질없이 계속되어야 한다. 월드컵은 다음달 12일 개막한다. 이제 13일 앞으로 다가왔다. 홍 감독도 "선수단 분위기는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해온 식으로 차분하게 준비를 해나가는 모습이 오늘도 그렇고 크게 많이 동요된다고는 느끼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헤리먼(미국)=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