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캡틴' 손흥민(34·LA FC)은 월드컵에 늘 진심이었다. 그는 줄곧 "월드컵을 할 때면 항상 어린아이가 되는 것 같다. 월드컵은 나라를 대표해서 출전하는 대회다. 아무에게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이런 마음을 가슴에 새기고 후회없이 월드컵을 치르고 싶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생애 네 번째 월드컵을 앞두고 있다. 그는 대한민국의 '주장 완장'을 차고 2026년 북중미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 분위기는 좋다. 손흥민은 지난 31일(이하 한국시각) 트리니다드토바고와의 친선경기에서 멀티골(2골)을 폭발시키며 팀의 5대0 완승을 이끌었다. A매치 55, 56호 득점을 완성하며 '전설' 차범근 전 수원 삼성 감독의 기록(58골)에 바짝 다가섰다. 손흥민은 엘살바도르(4일)와의 친선경기를 시작으로 월드컵으로 이어지는 A매치에서 두 골 이상을 넣으며 한국 축구사를 새로 쓴다. 한국 최다 득점에 이름이 오른다. 본선에선 1골만 더 넣어도 한국인 월드컵 최다 득점자가 된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들뜨지 않았다. 오히려 더 침착하게 '마인드 컨트롤'하는 모습이다. 손흥민은 멀티골을 맛보고도 "나는 항상 축구를 하면서 겸손하려고 하는 것 같다. 우리가 5대0으로 이긴 경기도 있지만, 우리를 0대5로 꺾은 팀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겸손하게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리에겐 이보다 더 큰 무대가 기다리고 있다. 이길 때 너무 들뜨지 않고, 질 때 너무 다운되지 않는 모습으로 대회를 준비하고 싶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앞서 세 차례 월드컵을 치르며 울고 또 울었다.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것이 억울해서 울기도 하고, 승리한 게 기뻐서 울기도 했다. 손흥민은 그렇게 큰 대회의 무게감을 알게 된 것이다.
그는 "들뜨거나 그런 거 전혀 없다. 월드컵을 어떻게 더 최선의 상태로 만들 수 있을까를 더 생각하게 되는 하루인 것 같다. (기록도) 별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 골이 아닌 좋은 플레이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팀이 필요로 하는 것을 해야 한다. 그게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거고, 축구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손흥민은 2014년 브라질을 시작으로 네 번째 '꿈의 무대'를 앞두고 있지만, 마음만큼은 언제나 '처음'이다. 그에게는 아직 이뤄야 할 것이 더 많기 때문이다. 특히 손흥민은 아직 '월드컵 토너먼트 승리'가 없다. 2022년 카타르 대회에서 16강 진출에 성공했지만, 브라질에 1대4로 패했다. 손흥민은 다시 한번 월드컵 토너먼트 승리에 도전한다. 그의 발끝에 '한국 축구의 원정 첫 토너먼트 승리'도 걸린 셈이다. 손흥민은 개인의 기록을 넘어 한국 축구의 영광을 노래한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