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아르헨티나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가 이번 북중미월드컵에서 보여주는 플레이는 매우 놀랍고 인상적이다.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있지만 높은 공격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자주 어슬렁어슬렁 걸어다닌다.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다. 그러다 기회를 포착하면 잽싸게 상대 빈공간으로 내달린다. 에너지를 모았다가 필요한 최적의 시점에 쏟아내 상대를 무너트린다.
1987년생으로 올해 나이 만 39세인 메시는 진화하고 있다. 그의 나이와 몸상태에 맞게 덜 움직이면서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 BBC 칼럼니스트 기옘 발라게는 메시의 이런 변화에 주목하는 기사를 14일 보도했다.
발라게는 '메시는 하락세에 적응한 것이 아니다. 그는 자신을 항상 쫓아오던 경기에서 계속 지배하고 앞서 나가기 위해 적응했다'고 평가했다. 메시는 이번 월드컵에서 더 많은 공격포인트를 창출하면서도 더 적게 움직였다. 메시는 이번 월드컵에서 총 8골-2도움을 기록 중이다. 프랑스 킬리안 음바페(8골-3도움)와 함께 골든부트(득점왕) 경쟁 중이다. 메시는 33개의 슈팅을 날리고 21개의 기회를 만들어냈는데, 이 합산 수치(54개)는 1986년 대회 때의 디에고 마라도나 이후 가장 높은 기록이다.
BBC에 따르면 메시는 자신이 이동한 총거리의 47%를 걸어 다녔다. 이번 대회 필드 플레이어 중 가장 높은 비율이다. 보통의 선수가 이렇게 걸어다니면 팬들이 가만 두지 않을 것이다. 온갖 욕설과 비난이 쏟아졌을 것이며, 그 어떤 감독도 그를 기용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메시와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만 가능하다. 메시는 이번 대회에서 20분 이상 출전한 아르헨티나 필드 플레이어 중 가장 짧은 평균 이동 거리를 기록했으며, 90분당 단 8.2㎞만을 커버했다. 메시가 걸어다닐 동안 주변 아르헨티나 동료들이 그를 대신해 열심히 뛰어다녔다. 아르헨티나가 이번 대회에서 실점이 적은 편이 아니다. 메시가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으면서 생긴 공백이 실점에 일정 부분 작용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통계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메시는 경기당 평균 2.7회의 스프린트만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불과 4년 전 카타르월드컵 때의 5.3회와 비교할 때 확 줄었다.
발라게는 '아르헨티나가 월드컵 우승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는 국가가 되려면, 리오넬 메시가 그 중심에 있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르헨티나는 16일 오전 4시(한국시각) 미국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잉글랜드와 준결승전을 갖는다. 메시는 그동안 6번의 월드컵에서 총 15경기를 치렀고, 그 중 단 한 경기 폴란드전에서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발라게는 '잉글랜드가 폴란드처럼 메시를 막아야 한다'고 봤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