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 대기업 계열 손보사 중 최악의 손보사 '오명'

기사입력 2015-06-19 09:35


롯데손해보험이 롯데그룹의 '애물단지'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재계 5위인 롯데그룹의 위상과는 다르게 만년 '3류 손보사'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비영리 사단법인인 금융소비자연맹이 최근 발표한 '2015년 좋은 손해보험사 평가결과'에서도 롯데손해보험의 밑 바닥 위상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 평가대상 14개 손보사 중에서 13위에 랭크된 것. '꼴찌'인 MG손해보험이 군소 보험사인 점을 감안할 경우 대기업 계열사인 롯데손해보험이 얼마나 형편없는 보험사인지를 보여주는 셈이다. 대기업 소속 보험사 중에선 최악의 보험사가 바로 롯데손해보험이다.

그나마 올해 순위에선 지난해보다 한 계단 상승했다는 점에 위로를 삼아야 할 형편이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금융소비자연맹 평가에선 14개 손보사 중 '꼴찌'인 14위에 랭크됐다.

금융소비자연맹은 보험사 간 상호 건전한 경쟁을 유도하고 소비자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2003년부터 경영공시 자료를 토대로 '좋은 손해보험사' 평가를 진행해 오고 있다.

롯데손해보험, 7년째 제자리걸음

롯데그룹이 손해보험업에 진출한 것은 지난 2008년 2윌. 당시 대주건설이 대주주이던 상장회사 대한화재를 인수한 뒤 롯데손해보험으로 출범했다. 롯데손해보험의 주요 주주를 살펴보면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가 26.09%의 지분을 갖고 있고 롯데역사 14.17%, 대홍기획 11.52%,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1.49% 등 롯데 측이 55.1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소액주주가 갖고 있다.

당시 롯데그룹의 손해보험업 진출로 판도변화가 예상되었던 것이 사실. 대한화재는 3%의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롯데그룹 내 화재보험 등 손해보험 물량이 상당한 데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망을 보험마케팅에 활용할 경우 시장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7년이 지난 현재까지 롯데손해보험의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3%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그룹 차원에서 롯데손해보험에 일감몰아주기를 해왔던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대한화재 시절보다 퇴보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진단이다. 일례로 지난해 기준으로 롯데손해보험의 퇴직연금 8900여억원 중 롯데그룹 몫이 4100억원 규모로 약 46%에 달한다.


재무상황도 악화일로를 걸어와 지난달에는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도 했다. 금융소비자연맹의 이번 손해보험사 평가에서도 롯데손해보험의 열악한 재무구조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연맹은 안정성 40%, 소비자성 30%, 건전성 20%, 수익성 10%의 배점으로 손보사 랭킹을 매겼다.

롯데손해보험은 지급여력비율과 책임준비금, 유동성 등을 평가하는 안정성 측면에서 12위에 머물렀다. 또 불완전 판매비율과 민원건수 등을 평가하는 소비자성에서도 13위로 최하위권에 처졌고 위험증가자산비율 등을 평가하는 건전성에서 12위, 수익성 10위 등 전반적으로 각종 지표가 좋지 않았다. '롯데'라는 이미지만을 보고 덜컥 롯데손해보험의 보험상품에 가입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는 셈이다.

금융소비자연맹이 손보사들의 3년차 계약 유지율을 비교한 결과 롯데손해보험이 51.8%로 가장 낮다는 점도 롯데손해보험의 신뢰성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보험계약 유지율이 높은 회사가 소비자 만족도 역시 높다는 것이 금소연의 설명.

롯데손해보험은 지난 2012년 138억원의 적자를 본데 이어 2013년 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2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자금사정이 여의치 못해 이번에 '개미'들의 돈을 끌어 모으는 유상증자에 나서 소액주주들의 원성을 샀다. 롯데손해보험의 지급여력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34.7%로 금융감독원 권고수준인 150%를 크게 밑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유통을 위주로 성장해 오다보니 금융부문에선 노하우가 적고 그룹차원의 보험업 육성의지도 부족한 탓에 롯데손해보험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화재 부동의 1위 유지

이번 금융소비자연맹의 손해보험사 평가에선 삼성화재가 1위에 올랐다. 13년 연속 1위다. 삼성화재는 안전성과 소비자성에서 1위에 올랐고 건전성 6위, 수익성 2위 등 전반적으로 지표가 상위권에 올라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삼성화재에 이어 농협손보가 2위에 랭크됐고 현대해상 3위, 동부화재 4위, ACE아메리칸 5위, 메리츠화재 6위, AIG손해 7위 순이다.

10만건 당 민원건수는 농협손보가 8.8건으로 가장 적었으며 ACE손보 20.6건, 삼성화재 23.3건 등으로 비교적 낮았다. 반면 MG손보가 42.7건으로 민원건수가 가장 많았으며 AXA손보도 37.6건으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또 인지·신뢰도는 삼성화재가 26%로 가장 높았으며 현대해상 16.3%, 동부화재와 메리츠화재가 나란히 12.7%를 기록했다,

이밖에 손해보험업계의 지난해 총 당기순이익은 1조6971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3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화재의 당기순이익이 7966억원으로 업계이익의 46.9%를 점유, 쏠림현상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동부화재가 4003억, 현대해상이 2333억원 등 상위 3개사의 당기순이익이 전체의 84.3%를 차지했다. 운용자산 이익률은 업계 평균이 3.70%였다. 그 중 동부화재가 4.42%로 가장 높았으며 메리츠화재가 4.36%로 뒤를 이었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