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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동호회·취미 : 전동킥보드 라이더스] "킥라니? 일부의 일탈…친환경 교통수단으로 공존 희망"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19-08-27 10:50


최근 전동킥보드가 개인용 교통이동 수단으로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이동 편의성을 비롯해 경제성, 휴대성, 친환경성 등에서 다른 이동수단에 비해 장점이 많다는 것.

하지만 일각에서는 '도로의 무법자', '킥라니(전동킥보드+고라니)' 등의 비판들이 있는 것도 현실이다.

이에대해 대다수 전동킥보드 동호회는 "일부 라이더들의 일탈 행동에 기인한 것"이라며 항변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 관련 동호회인 '전동킥보드 라이더스'로부터 관련된 이야기와 전동킥보드의 장·단점 등을 들어봤다.


◇전동킥보드는 편의성, 경제성, 휴대성, 친환경성 등에서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일부 라이더들의 일탈 행동으로 비판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대다수 동호인들은 안타까워하며 안전라이딩이 정착돼 공존하는 교통수단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사진은 '전동킥보드 라이더스' 회원이 한적한 도로에서 라이딩을 즐기는 모습.
▶"일부 일탈 행동에 욕 먹어…공존하는 교통수단 희망"

결성된 지 3년 가량된 전동킥보드 라이더스 동호회는 약 2400명이 가입돼 있는 모임이다.


회원들의 연령대는 주로 20~40대, 남녀비율은 7대3 정도로 남성 회원의 수가 많지만 최근엔 여성들의 가입이 활발히 늘고 있다.

동호회의 모임은 전국적 단위 보다는 지역별로 연 3~4회 정도 갖고 있다.

이들은 전동킥보드를 타는 이유에 대해 주로 경제성, 편의성, 효율성, 친환경성 등을 꼽는다.

동호회 운영진인 서성호씨(영어학원 대표 및 통역사)는 "가까운 거리를 이동하는데 최고의 교통수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과 부산을 자주 다니는 편인데, 기차 이용시 역까지 이동할 때 아주 편리하다"면서 "전동킥보드를 이용하면 1주일에 2만~3만원 정도의 택시비를 아낄 수 있다. 여기에 휴일에 집 근처 볼일을 보기 위해 움직이는 비용까지 더하면 그 이상의 경제성을 지니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전동킥보드는 약 2~3시간이면 완충이 가능하고 이때 전기요금은 제조사·모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급형의 경우 대략 100원 내외면 충전을 할 수 있다.

이어 서 대표는 "시간도 절약된다. 차가 분명히 빠른 속도이긴 하지만 킥보드는 주차장까지 갈 필요가 없이 집 입구에서 바로 출발하면 되기 때문"이라면서 "좁은 길이나 지름길을 찾아다니면 도로를 따라 돌아가는 차량에 비해 훨씬 더 일찍 도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동킥보드를 출·퇴근용으로 이용한다는 김민기씨(직장인)는 "회사 주차공간이 적은데다 지하주차장에서 출구찾아 오가는 것도 불편해 자동차 대신 전동킥보드를 타게 됐다"면서 "집에서 직장까지의 거리도 멀지 않다보니 차보다 킥보드가 훨씬 빠르고 편하다"고 전했다.

레저용으로 이용하는 이들도 있다. 자전거의 '편리성'과 오토바이의 '속도성' 등을 모두 갖췄기 때문이다.

석지민씨(자영업)는 "힘들이지 않고 가볍게 문밖을 나가 공원에서 차 한잔하고 오기 좋아서 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 회원은 "한적한 길에서 온 몸으로 바람을 맞으며 달리다보면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면서 "이는 자전거와 비슷하겠지만 언덕길을 오를 때 모터의 힘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몸이 지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전동킥보드는 말 그대로 충전한 모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매연이 없으며 쉽게 배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관련 면허를 소지하고 자전거 운전이 가능하다면 바로 탑승 할 수 있을 정도다.

이같은 장점에 비해 단점이나 어려운 점도 있다.

전동킥보드 시장이 아직은 초기 상황이라서 가격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

서 대표는 "성능이 어느 정도 나오는 제품의 가격은 수 백만원에 달한다"면서 "여기에 구매 후 고장이나 결함이 보일때 AS가 전자제품처럼 잘 이뤄지지 않은 점도 불편하다"고 전했다.

또한 업체들의 과장·허위광고가 많고, 품질이 낮은 중국산 저가제품 때문에 소비자들이 골탕을 먹는 경우도 종종 있다.

관련 법 미비와 도로 상황 등도 전동킥보드 라이딩의 어려운 점으로 꼽힌다.

전동킥보드는 자동차관리법상 이륜차로 분류돼 인도나 자전거도로에서는 탑승이 불가하다.

그렇다고 일반 도로에서 탈 경우엔 차량 운전자들의 따가운 시선과 함께 신경질적인 경적음을 감수해야 한다.

여기에 보험 가입이 어렵고 부피·무게에 따라 버스·지하철 탑승이 거부되기도 한다.

이에대해 전동킥보드 동호인들은 "관련법이 개정 및 제정돼 친환경성·경제성을 지닌 전동킥보드가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인정받기를 원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야간에 모인 전동킥보드 라이더스 동호회원들이 킥보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며 인간적 유대감을 쌓는 모습.
▶10만원부터 500만원대까지 다양…"목적에 맞게 구입해야"

전동킥보드 라이더스 동호회는 안전 라이딩을 최우선으로 삼는다.

헬멧, 무릎·팔꿈치 보호구 등 안전장비 착용은 필수. 또한 차도에서 달려야 하는 제품인 만큼 위치등과 긴급정비 공구 등도 갖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근 일부 라이더들의 사고 유발에 대해 서 대표는 "간혹 법규를 어기고 과속 또는 민폐를 끼치는 라이더들이 있는데, 그런 분은 킥보드를 타서가 아니라 원래 성격인 것"이라며 킥보드 라이더에 대한 편견을 아쉬워했다.

안전 라이딩을 위한 또다른 고려 사항은 사전 정비와 킥보드의 특징을 숙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킥보드의 바퀴는 작기 때문에 작은 돌멩이에도 미끌어 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도로를 잘 살펴야 한다.

이에 라이더스 동호회는 소모임시 안전 라이딩을 실천하며, 적극 홍보하고 있다.

특히 라이딩을 할 때 선두와 후미는 노련한 라이더들이 안전속도를 유지하며 이끌고, 경광등이 장착된 옷을 입어 사고 예방에 힘쓴다.

또한 라이딩 참가자들은 안전장비를 갖춘 상태에서 킥보드에 LED 주행등을 장착해야 주행이 가능하다.

서 대표는 "대부분의 마니아들은 블랙박스를 장착, 사고 시비에 대비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국내 판매되는 전동킥보드는 종류 만큼이나 가격도 10만원대부터 50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경량형은 시속 20㎞ 내외의 속도이고 무게는 대부분 10㎏ 미만이거나 전후로, 아주 가벼운 제품은 들고 달려도 될 정도로 가볍다.

다만 경량형은 작은 배터리와 모터가 탑재돼 힘이 약하다. 또한 1회 충전시 주행 가능거리도 10~20㎞ 정도에 불과하다.

반면 듀얼모터가 탑재된 기함급은 40㎏을 훌쩍 넘는다. 2개의 모터가 장착돼 등판능력이 우수하고 넉넉한 배터리로 60~100㎞의 주행이 가능하다.

기함급은 제한장치를 풀면 시속 60~80㎞에 달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라이더들은 킥보드 제한 속도인 시속 25㎞ 이하로 운행한다.

서 대표는 "성능보다는 자신의 목적에 맞게 구입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전했다.

그는 "입문자의 경우 인터넷이나 중고보다는 집 근처 AS센터가 간편한 매장들을 둘러보고 구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한 서 대표는 "여러 라이더들이 동호회 활동을 함께 했으면 한다"면서 "혼자 즐기는 것도 좋지만 어울려 레포츠 활동을 하다보면 킥보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으며 인간적 유대감도 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킥보드는 아직까지 안정적으로 정착되지 않은 교통수단"이라면서 "라이더들은 항상 안전을 준수해야 하고 다른 분들도 킥보드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이 바뀌어 공존하는 교통수단임을 인정하는 문화가 전반적으로 확산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전동킥보드 라이더스 동호회원이 반사경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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