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청정지역 "알프스에도 미세플라스틱 섞인 눈"

세계 대표 청정지역 중 하나로 꼽히는 스위스 알프스에도 미세플라스틱이 섞인 눈이 내린다는 국제 연구 결과가 나왔다.

2일 과학계에 따르면 스위스 연방 재료과학·기술실험실(EMPA),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대학교, 오스트리아 기상·지구물리학 중앙 연구소 소속 연구진이 참여한 연구팀은 알프스에 쌓인 눈에 다량의 나노 플라스틱이 포함돼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국제 학술지 '환경 오염'(Environmental Pollution)에 지난해 11월 게재했다.

나노 플라스틱은 플라스틱 폐기물의 기계적 마모, 풍화 등을 통해 생성되며 포장지, 의류에서도 만들어진다. 1㎛(마이크로미터) 미만 크기의 플라스틱 입자로 매우 작고 가벼워, 공기에 실려 먼 거리를 이동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2017년 2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40여 일간 오스트리아 남부의 호에 타우에른 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기상·지구물리학 중앙 연구소 관측소 인근에서 매일 오전 8시에 쌓인 눈의 표면을 분리한 뒤 녹여 연구에 활용했다.

채취한 눈 샘플의 나노 플라스틱 평균 농도는 1mL당 46.5ng(나노그램)으로 분석됐다. 해당 수치를 바탕으로 해당 지역의 1년간 평균 나노 플라스틱 침적률은 1㎢당 42㎏으로 추산했다. 기존 연구에서 파악된 수치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검출된 나노 플라스틱의 종류는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등이 주를 이뤘다. PP와 PET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플라스틱 소재였다.

연구팀은 유럽 기상 데이터를 토대로 알프스산맥에서 검출된 나노 플라스틱이 생겨난 장소를 분석한 결과 검출량의 약 30%는 관측소 반경 200㎞ 내 도시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검출량의 약 10%는 관측소에서 2000㎞ 떨어진 대서양에서 바람을 타고 온 것으로 분석했다. 세계적으로 나노플라스틱 대기오염이 발생하고 있고, 호흡을 통 인체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는 게 연구진의 입장이다.

연구진은 "도시, 시골, 오지 지역의 나노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나노플라스틱 노출 수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세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