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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협, 내부통제 시스템 제대로 작동 안되나…'연임 성공' 김윤식 회장, 경영 성과 빛 바랄수도

최종수정 2022-03-08 08:29

신협중앙회(이하 신협)가 성추행 논란 등에 휩싸이면서, 도덕적 해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잇단 내부 잡음으로 '친근한 서민금융'을 내세웠던 신협 이미지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일각에서는 더 이상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김윤식 신협 회장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김 회장은 경영성과를 인정받으며 연임에 성공했다. 김 회장은 2018년 회장에 취임한 이후 실적개선 등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일부 직원의 일탈 행위를 막을 수 있는 시스템 구축과 기강 확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외면한다면, 결국 김 회장도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지역 신협 임원, 성추행 혐의로 고용노동부 조사 중…신협의 직원교육 제대로 이행되고 있나

신협 등에 따르면 최근 고용노동부는 대전의 한 지역 신협에 근무했던 임원을 성추행 등의 혐의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임원은 회식 자리에서 피해자가 원치않는 신체접촉 등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신협은 현재 조사가 진행중인 사안으로 고용노동부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그간 신협은 "법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성희롱 교육 외에도 중앙회에서 지역조합을 상시적으로 방문해 조사하고 있다"며 "징계 절차는 금융 및 법률전문가 등 5인으로 구성된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신용협동조합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과 금융감독원의 시행규칙에 따라 공정한 심의를 거쳐 이뤄지고 있다"고 말하며 감사 의무를 이행하고 있다고 강조해왔다.

또 "지속적인 금융사고 예방교육을 위해 신협연수원에서의 교육 및 지역별 순회교육을 연 10회 이상 실시하고 있다"며 "2017년 중앙회에 검사전담부서를 신설, 검사업무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협이 강조하고 있는 '직원교육'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도 신협 홈페이지 내 '제재내용공시'에 임직원들이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징계를 받은 내용이 올라온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지난해 말 직원에게 수차례 외모를 지적하는 발언 및 성차별적 발언을 한 임원과 직원은 각각 견책과 정직 처분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신협 관계자는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합 지도를 강화할 예정이며,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한 조합에 대해서는 신속한 조치를 통해 피해자 구제에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외에 신협조합법상 허용되지 않는 사업 영위 등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 논란이 계속되면서 내부통제 시스템이 허술한 게 아니냐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분양건물을 담보로 미상환 대출금 상환 용도의 신규대출을 실행해주기로 약정하는 담보대출확약을 차주와 체결하고, 이에 따른 수수료를 수취해 견책을 받은 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것.

이에 대해 신협은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 교육 및 정기적인 검사 외에도 수시로 지역 신협에 방문하고 있다"면서 "중앙회 차원에서 직원교육을 강화하는 등 앞으로 직원들의 일탈을 막기 위해 더욱더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연임 성공' 김윤식 회장, 경영 성과도 중요하지만 내부 기강 확립에 적극 나서야

최근 연임에 성공한 김윤식 회장의 어깨도 무겁다. 김 회장은 오랜 숙원 사업 중 하나인 'MOU 조기 해제'와 '내부 통제 강화'라는 중책을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지난해 12월 첫 직선제 회장 선거에서 62년 신협 역사상 처음으로 경선 없이 단독 후보로 추대돼 연임을 확정지었다. 임기는 2026년 2월 28일까지로 4년이다.

김 회장은 지난 2일 취임사를 통해 "지난 4년간 신협중앙회장으로서 신협의 규제 완화와 조합의 부담완화에 모든 정성을 쏟았듯 앞으로의 4년도 이를 더욱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MOU 조기 해제와 중앙회의 완전한 재정자립을 이뤄내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신협은 1997년 IMF 외환위기로 적자에 시달리다가 2007년 정부(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와 경영개선명령 MOU를 체결하고 공적자금 2600억원을 지원받았다.

상환기간은 2024년까지다. 현재 신협은 2600억원 중 1620억원을 상환해 980억원이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MOU 이행과제는 신용예탁금 실적배당제 전환, 이자율 제한, 중앙회와 조합간 연계대출 활성화, 공제사업 수익성 제고 등이다. 또한 금융당국 관리체제 하에서 지역 본부 통폐합, 부동산 매각 등과 관련해 규제를 받았다.

신협은 경영 정상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며 실적 개선에 힘써왔다. 신협은 지난해 178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재무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은 10.51%였다. 지난해 전국 873개 신협 총 자산은 전년 대비 12.1% 증가한 124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MOU 조기 졸업 등 임기동안 경영 성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부 기강 확립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편 신협 측은 김 회장이 잇단 내부 잡음에 대한 문제를 인지하고 있는지, '경영책임자'로서의 대책 마련 계획 등에 대한 질문에는 답을 내놓지 않았다.


이미선 기자 alread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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