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21일부터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해외 입국자의 자가격리 의무를 면제하기로 하면서, 면세업계에 활기가 돌고 있다.
현재 내국인의 해외여행은 사실상 우리나라와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여행안전권역)을 체결한 사이판과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매우 소규모로만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인천국제공항의 일일 이용객 수는 하루 20만명을 웃돌았다. 그러나 현재는 1만명 대에서 좀처럼 회복 곡선을 그리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한 듯 자가격리 의무 면제 소식이 전해진 직후 여행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발표를 보고 곧장 비행편을 예매했다'는 등 해외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는 글들이 대거 올라왔다.
이 같은 분위기를 고려, 면세업계는 최근 내국인 마케팅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루이비통, 샤넬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시내 면세점을 속속 이탈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보따리상(따이궁) 매출까지 덩달아 줄고 있어 큰 타격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이달 초 신임 면세점협회장에 오른 김태호 호텔신라 부사장 역시 취임사에서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며 "협회 최우선 과제를 '면세산업의 조속한 회복'과 '신성장동력 확보'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같은 흐름 속에서 롯데면세점은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내국인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내국민 면세 구매 한도 폐지 시점에 맞춰 오는 5월 1일까지 시내점에서 5000달러 이상의 금액을 구매한 고객에게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LDF 페이를 최대 96만원까지 제공하는 것 등이 골자다.
이와 함께 롯데면세점은 조만간 국내에 입국하는 외국인 관광객도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외국인 대상 마케팅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신세계면세점은 본점의 뷰티 브랜드를 200여개에서 240여개로 늘려 매장을 개편하고 백화점과 연계해 VIP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면세업계는 본격적인 업황 회복에는 좀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면세업계의 대표적인 '큰손'이었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돌아와야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아니겠지만 긍정적인 신호인 것은 틀림없다"며 "하반기 이후 상황이 점점 나아지지 않겠냐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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