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의 가을 바다는 여름보다 시끌벅적하다. 서핑족이 붐빈다. 여름이 아닌 가을, 쌀쌀해진 날씨에 물놀이라니. 모르는 소리다.
피서객이 사라지고, 잔잔하던 파도가 높아져 서핑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다. 서핑은 본격적으로 양양을 즐기기 위한 맛보기다. 발길을 조금만 옮기면 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장소가 많다. 설악산을 중심으로 울긋불긋 자신을 뽐내고, 저마다 매력을 발산한다. 천천히 걸으며 자연을 느끼는 트레킹까지 가능해 남녀노소 누구나 건강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여행지. 가을의 양양은 여름보다 즐겁고, 아름답다.
언제부터, 어떻게 시작됐는지는 모르지만 양양은 '서핑 천국'이 됐다. 수도권에서 고속도로를 이용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파도가 좋은 곳이라고 소문이 자자하다. 상급 서퍼라면 피식 웃을 수 있지만 적어도 서핑 입문자 및 중급자가 이용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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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대표적인 곳은 서퍼비치다. 하조대해수욕장 북쪽에 조성한 1km의 서핑 전용 해변으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해변 출입은 자유롭지만 빈백존, 해먹존, 칠링존, 선베드 존 등의 시설을 이용하려면 서피패스를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해변 이용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처음 서핑을 접하는 사람이라면 죽도해변과 인구해변 일대 방문을 추천한다. 수십 개에 달하는 서핑 관련 숍과 카페, 클럽 등이 모여 있어 이용 편의성이 뛰어나다.
서핑을 배우는 것은 생각보다 쉽다. 서핑 숍을 통해 소정의 비용만 지불하면 끝. 두 시간 가량 안전 교육, 육상 훈련, 실전 훈련 등을 받고 바다로 나간다. 서프보드에서 일어나는 '테이크 오프' 기술을 연습했으니 개인 연습을 통한 실전 체험이다. 강사가 함께 바다로 나가서 적당한 파도가 올 때 수강생의 서프보드를 밀어준다. 물 위의 서프보드에서 테이크 오프를 하는 게 쉽지 않지만 성공한다면 짜릿함을 잊을 수 없다. 서핑의 매력이다. 패들보드 등 즐길거리가 다양해 남녀노소 모두 해양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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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하게' 하조대, 남애항
느긋하게 휴식을 위한 여행자라면 하조대와 남애항을 추천한다. 가을 바다는 낭만을 품고 있다. 선선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무작정 걷다 보면 생활의 근심과 걱정이 씻겨 나가는 느낌을 받는다. 잊고 있던 추억도 새록새록 떠오른다. 걷는 게 싫다면 가만히 앉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빛의 변화에 따라 시시각각 만들어 내는 풍경은 한 폭의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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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애항은 양양에서 가장 큰 항구다. 삼척의 초곡항, 강릉의 심곡항과 함께 강원도 3대 미항으로 꼽힌다. 그만큼 찾는 이들도 많다. 여행객의 발길이 잦아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을 법도 한데 과하지 않다.
남애항의 볼거리는 정박한 배, 등대와 함께 길게 뻗은 방파제가 전부다. 한적한 어촌 마을의 모습 그대로다. 특별한 건 없지만 가을 바다만의 감성을 자극할 만한 것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우선 방파제 입구 쪽에 자리한 스카이워크에 오르면 남애항 일대와 동해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정적인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낚시배를 체험할 수 있다. 갯바위 게잡기, 오징어순대 만들기 등도 가능하다.
▶'아름답게' 설악산, 낙산사
양양은 강원도다. 강원도 하면 설악산을 빼놓을 수 없다. 게다가 산들이 울긋불긋 옷을 갈아입기 시작한 계절이다. 설악산에서 가을의 정취를 느끼는 것도 양양의 가을 즐기기 코스로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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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양양전통시장을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양양전통시장은 끝자리 4, 9일에 운영되는 오일장이다. 과거 영동 북부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던 명성은 사라졌지만 제법 볼거리가 많다. 강원도를 대표하는 먹거리인 감자떡을 비롯해 메밀전 등 다양한 현지 음식을 즐길 수 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