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가을이 아름다운 '양양'…산과 바다 조화에 '눈' 호강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22-09-20 10:46 | 최종수정 2022-09-21 07:45


양양의 가을 바다는 여름보다 시끌벅적하다. 서핑족이 붐빈다. 여름이 아닌 가을, 쌀쌀해진 날씨에 물놀이라니. 모르는 소리다.

피서객이 사라지고, 잔잔하던 파도가 높아져 서핑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다. 서핑은 본격적으로 양양을 즐기기 위한 맛보기다. 발길을 조금만 옮기면 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장소가 많다. 설악산을 중심으로 울긋불긋 자신을 뽐내고, 저마다 매력을 발산한다. 천천히 걸으며 자연을 느끼는 트레킹까지 가능해 남녀노소 누구나 건강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여행지. 가을의 양양은 여름보다 즐겁고, 아름답다.

▶'짜릿하게' 죽도해변, 휴휴암

언제부터, 어떻게 시작됐는지는 모르지만 양양은 '서핑 천국'이 됐다. 수도권에서 고속도로를 이용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파도가 좋은 곳이라고 소문이 자자하다. 상급 서퍼라면 피식 웃을 수 있지만 적어도 서핑 입문자 및 중급자가 이용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서핑을 즐기기 전 육지에서 안전교육과 서프보드에서 일어나는 테이크 오프 교육을 받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양양에서 서핑을 즐길 수 있는 곳은 많다. 기사문해변, 하조대해수욕장, 죽도해수욕장 인근 등 자신에 맞는 곳을 선택하면 된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서퍼비치다. 하조대해수욕장 북쪽에 조성한 1km의 서핑 전용 해변으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해변 출입은 자유롭지만 빈백존, 해먹존, 칠링존, 선베드 존 등의 시설을 이용하려면 서피패스를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해변 이용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처음 서핑을 접하는 사람이라면 죽도해변과 인구해변 일대 방문을 추천한다. 수십 개에 달하는 서핑 관련 숍과 카페, 클럽 등이 모여 있어 이용 편의성이 뛰어나다.


서핑을 배우는 것은 생각보다 쉽다. 서핑 숍을 통해 소정의 비용만 지불하면 끝. 두 시간 가량 안전 교육, 육상 훈련, 실전 훈련 등을 받고 바다로 나간다. 서프보드에서 일어나는 '테이크 오프' 기술을 연습했으니 개인 연습을 통한 실전 체험이다. 강사가 함께 바다로 나가서 적당한 파도가 올 때 수강생의 서프보드를 밀어준다. 물 위의 서프보드에서 테이크 오프를 하는 게 쉽지 않지만 성공한다면 짜릿함을 잊을 수 없다. 서핑의 매력이다. 패들보드 등 즐길거리가 다양해 남녀노소 모두 해양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휴휴암의 연화법당 모습.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서핑을 즐겼다면 인근 명소를 둘러보자. 체력 소모가 많았던 만큼 편안하게 둘러볼 수 있는 '휴휴암'을 추천한다. 휴휴암은 바닷가에 자리한 암자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든 쉬고, 또 쉴 수 있는 곳이다. 사찰을 걷다 보면 파도 소리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이 만들어 내는 소리가 귀를 즐겁게 한다. 휴휴암에서 해변으로 이어지는 곳에는 일명 연화법당이란 곳이 있다. 연화법당은 바다에 있는 넓은 바위로 휴휴암의 명물로 꼽힌다. 넓은 바위를 중심으로 발가락바위와 발바닥바위, 광어바위 등 각양각색의 작은 바위가 있다. 자연이 만들어 낸 절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쌓였던 피로를 털어내는 데 충분하다.

▶'한적하게' 하조대, 남애항

느긋하게 휴식을 위한 여행자라면 하조대와 남애항을 추천한다. 가을 바다는 낭만을 품고 있다. 선선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무작정 걷다 보면 생활의 근심과 걱정이 씻겨 나가는 느낌을 받는다. 잊고 있던 추억도 새록새록 떠오른다. 걷는 게 싫다면 가만히 앉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빛의 변화에 따라 시시각각 만들어 내는 풍경은 한 폭의 그림이다.


◇하조대 스카이워크.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하조대는 백사장과 기암괴석, 바위섬 등이 어우러져 절경을 자랑한다. 양양 8경 중 하나로 꼽힌다. 사진은 찍는 대로 예술작품이 된다. 양양군 현북면 하륜길에 위치한 하조대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스카이워크를 빼놓을 수 없다. 투명한 유리 바닥 아래로 깍아지른 듯 웅장한 절벽과 바다가 내려다 보여 아찔함을 선사한다. 길이가 짧아 남녀노소 부담 없이 오갈 수 있다. 하이라이트는 하조대해변을 따라 조성된 해안 산책로다. 바다와 소나무 숲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산책코스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하조대를 만날 수 있다. 하조대에서 울창한 소나무가 줄지어 있는 구름다리를 건너면 동심을 자극하는 하얀 등대가 운치를 더한다. 바위 언덕 위에 우뚝 솟은 하조대무인등대는 이국적 풍경을 연출한다. 하조대 산책로는 아침과 늦은 오후가 가장 아름답다. 해가 뜬 직후, 해가 질 무렵이면 빛의 향연을 두 눈에 담을 수 있다. 시간을 맞추지 못했다고 해서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하조대해변-하조대-하조대등대-기사문항으로 이어지는 드라이브 코스가 있어 시간을 조절하는 게 수월하다.


◇남애항 전경.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양양에서 석양이 아름다운 곳을 꼽자면 남애항이 단연 으뜸이다. 양양군 현남면 매바위길 138에 위치한 남애항은 한적한 여유를 즐기기에 최적화된 곳이다. 여기에 석양까지 더해지면 풍경 자체만으로도 '소주' 한 병 각이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진정한 아름다움에는 과함이 없다는 것을.

남애항은 양양에서 가장 큰 항구다. 삼척의 초곡항, 강릉의 심곡항과 함께 강원도 3대 미항으로 꼽힌다. 그만큼 찾는 이들도 많다. 여행객의 발길이 잦아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을 법도 한데 과하지 않다.

남애항의 볼거리는 정박한 배, 등대와 함께 길게 뻗은 방파제가 전부다. 한적한 어촌 마을의 모습 그대로다. 특별한 건 없지만 가을 바다만의 감성을 자극할 만한 것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우선 방파제 입구 쪽에 자리한 스카이워크에 오르면 남애항 일대와 동해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정적인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낚시배를 체험할 수 있다. 갯바위 게잡기, 오징어순대 만들기 등도 가능하다.

▶'아름답게' 설악산, 낙산사

양양은 강원도다. 강원도 하면 설악산을 빼놓을 수 없다. 게다가 산들이 울긋불긋 옷을 갈아입기 시작한 계절이다. 설악산에서 가을의 정취를 느끼는 것도 양양의 가을 즐기기 코스로 제격이다.


◇가을의 설악산.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양양에선 남설악 지역 방문이 수월하다. 남설악은 오색약수와 온천이 유명하고, 주전골 일대의 용소폭포, 십이폭포, 여신폭포 등을 비롯해 주변 풍경이 아름답다. 남설악 지역에서는 오색-대청 코스, 한계령-끝청-대청 코스 등이 대표적 등산 코스이다. 오색 코스 길목은 그린야드호텔 위편, 국도변의 국립공원 매표소이고 한계령 코스 길목은 한계령휴게소 옆 설악루 계단이다. 남설악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등산용품 구비가 필수다. 산 이름에 '악'자가 붙었으니 산세가 험하다.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다면 오색 흘림골 탐방로를 추천한다. 2015년 8월 낙석 사고 이후 통제된 지 7년 만에 개방됐다. 한동안 사람의 발길이 없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국립공원공단은 흘림골 탐방로의 취약지점에 낙석방지 터널을 설치하는 등 안전시설을 보강, 지난 6일부터 재개방했다. 개방된 탐방로는 여심폭포-등선대-등선폭포-12폭포-주전폭포-용소폭포 삼거리-주전골-오색약수로 연결되는 6.2㎞구간으로 도보로 3시간 30분가량 소요된다. 탐방로 방문을 위해선 국립공원 예약시스템을 통한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낙산사.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등산을 꺼리는 이들에게는 낙산사를 추천한다. 양양을 대표하는 고찰로 동해가 한눈에 보이는 풍경이 아름답다. 낙산사 주차장에서 낙산사 초입에 이르는 숲길에서 단풍을 즐길 수 있다. 템플스테이도 운영하고 있어 양양의 하루를 오롯이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양양전통시장을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양양전통시장은 끝자리 4, 9일에 운영되는 오일장이다. 과거 영동 북부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던 명성은 사라졌지만 제법 볼거리가 많다. 강원도를 대표하는 먹거리인 감자떡을 비롯해 메밀전 등 다양한 현지 음식을 즐길 수 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