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가 K유니크베뉴 도시로 진화 진화 중이다. 유니크베뉴란 '유니크(독특한)'와 '베뉴(장소)'의 합성어로 고유 지역의 문화, 특색을 테마로 한 고택, 박물관, 마을 등의 장소를 말한다. 복합 전시산업(MICE) 시설은 아니지만, 행사를 개회하는 장소를 의미하기도 한다. 고유한 콘셉트나 문화체험이 가능한 곳이란 것이 공통점으로 볼거리가 많다. 그동안 잘알려지지 않았던 전주와 전주 인근의 숨은 명소를 소개한다. 하루보다는 1박을, 한번보다는 서너 번 이상 방문해야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을 갖춘 곳을 위주로 추렸다. 가족과 함께라면 더욱 좋다. 그동안 단순히 한옥이란 전통에 의지했던 것과 달리 색다른 테마의 여행을 통해 나만의 여행지도를 만드는 추억은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은 시간을 만들 수 있다.
|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장점은 전주를 찾는 여행객의 여행 패턴에 영향을 줬다. 체류형이 아닌 방문형 위주의 여행이다. 전남의 여수, 전북의 부안 등 바닷가에 위치한 주요 관광지를 방문하기 전 잠시 거쳐 가는 중간지로서 역할이 더욱 부각됐다. 주요 볼거리인 한옥마을을 보면 전주를 다 봤다는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여행지로서 전주의 매력은 천천히 둘러보는 것에 있다. 얼핏 보면 보이지 않지만 자세히 보기 시작하면 눈에 들어오는 게 모두 색다르다. 전통 문화적인 요소와 현대 도시의 편리성이 적절히 섞여 있어 여행 교통 접근성도 뛰어나다. 전주 여행의 시작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출발하는 것을 추천한다. 기차역과 버스, 자동차를 이용할 경우 모두 접근성이 좋다. 의미도 있는 공간이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전국 유니크베뉴 중 한 곳이다.
|
한국소리문화전당의 매력은 잘 갖춰진 산책로다. 매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하는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열리는 곳인 동시에 몸과 마음을 힐링하는 공간이다.
|
전주동물원을 즐겼다면 놀이동산으로 발길을 옮겨보자. 말 그대로 놀이동산, 성인이 아닌 어린이를 위한 공간이다. 탈 거리가 많지 않지만 어른에게는 어릴 적 추억을, 아이에게는 신나는 모험을 선물하는 공간이다. 1시간이면 모두 둘러볼 수 있다.
덕진공원을 찾는 것도 강력, 추천한다. 과거 저수지를 가로지르는 철교 대신 새롭게 만든 다리가 한옥의 멋스러움을 뽐낸다. 인근에 있는 전북대학교의 한옥 건물까지 더해져 운치를 더한다.
▶팔복예술공장, 술테마박물관
|
|
팔복예술공장은 1979년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는 카세트 테이프를 생산하던 공장이었지만 지금은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공간이 됐다. CD시장이 성장하는 시대적 변화와 맞물려 사업을 정리하게 되면서 25년간 방치되다가 마침내 예술가와 시민, 기업과 주민이 한데 어우러지는 문화·예술 플랫폼으로 재탄생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전국 1호 '꿈꾸는 예술터' 로서 놀이를 통한 예술경험, 예술교육이 이루어지는 무한 상상의 예술놀이터로 변신,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커피 등 다양한 음료를 즐길 수 있는 카페도 보유, 잠시 쉬어 가는 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
|
객실은 조선 왕의 이름으로 지어졌고, 한옥의 아름다움과 현대식 시설의 편리함을 고루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천장의 통나무 서까래(금실), 벽면을 수놓은 그림, 통창 너머의 풍경이 어우러져 한옥의 운치가 깊다. 호텔 내에는 한옥 카페, 가족 모임 장소로 알맞은 대장금홀부터 대규모 세미나 등에 어울리는 훈민정음홀 등을 갖춘 컨벤션센터가 자리한다. 삼태극·삼족오 레스토랑은 전주시가 지정한 코로나19 안심 식당으로 투숙객의 만족도가 높다.
▶산속 등대, 아원고택, 오스갤러리
|
우선 전주에 방문했다면 태조 이성계의 어진이 있는 경기전을 들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경기전 인근에 위치한 전동성당은 옛 영화 약속의 전도연과 박신양이 결혼식을 했던 곳이기도 하다. 명동성당과 같은 건축 양식을 띄고 있고, 규모가 적다고 하니 한번 쯤 들러보면 색다른 추억을 쌓을 수 있다. 주변에 있는 풍남문과 전주객사까지 둘러본다면 더욱 좋다. 전주까지 왔다면 콩나물국밥과 피순대 등을 먹어보는 것도 한 번쯤 경험하는 게 좋다.
여기까지가 전주의 한계다. 한옥마을과 몇몇 볼거리를 제외하면 더 이상 할 게 없다. 전주에 사는 사람에게 물어도 똑같은 대답이 돌아온다.
그렇다고 좋은 볼거리가 없는 건 아니다. 전주 여행의 둘째날은 인근 지역으로 발길을 옮겨보자. 전주에서 차로 20~30분이면 닿는 거리의 전북 완주군 소양으로 떠나자.
|
아원고택도 들러보면 좋다. 아원은 경신년에 지어진 경남 진주의 250년 된 한옥을 오성마을로 옮겨 이축한 것으로 기본 뼈대는 그대로 살리고, 서까래와 기와만 교체했다. 우리 고유의 전통 한옥을 중심으로 현대적인 건축을 자랑하는 갤러리가 함께 공존하고 있으며, 갤러리에서는 1년에 2~3회 현대미술 초대전을 열고 있습니다. 아원고택은 방탄소년단이 '2019 서머패키지 인 코리아' 영상과 화보를 찍으면서 유명세를 탄 곳이다.
인근에 있는 오스갤러리는 회화, 조각, 음악, 건축 등 다양한 주제의 문화 행사를 여는 갤러리와 분위기 있는 카페를 함께 운영하는 곳이다. 1, 2층의 넓은 실내와 제대로 갖추어진 전시공간으로 구성됐다. 이홍원 작가 초대전, '순천만의 작가' 김일권 전남대 교수 작품전, 2014년에는 가수 조영남의 전시회가 열렸던 곳으로 산책과 힐링 공간으로 안성맞춤이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