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대기업집단이 늘어난 가운데 지주회사가 국외 계열사를 통해 지배력을 확대하거나 총수 일가 지분이 높은 체제 밖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기업집단의 소유구조 개선 추진을 위해 과세특례 등 혜택을 부여해왔지만, 이를 악용할 우려도 있다는 것.
전환집단 수는 2018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왔다. 2018년 19개에서 2019년 21개, 2020년 22개, 2021년 27개로 늘어났다.
그러나 지주회사 등이 국외 계열사를 거쳐 국내 계열사로 규제를 우회하는 사례가 잇따랐다.
공정위에 따르면 LG, SK, 두산, 동원, 하이트진로, GS, 한진, 코오롱, 한국타이어 등 9개 기업집단의 지주회사 등이 국외 계열사를 거쳐 국내 계열사로 출자한 사례가 19건 확인됐다.
이는 수직적 출자 외 출자 금지 등 지주회사 행위제한규정에 대한 회피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어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총수 일가가 지주회사·자회사·손자회사가 아닌 체제 밖 계열사를 통해 지주회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지적됐다.
전체 지주회사 전환집단의 체제 밖 계열사는 276개다. 이 중 절반 이상인 176개(63.8%)는 총수 일가의 보유지분 등이 높아 사익편취 규율대상 회사에 포함된다.
전환집단 중 전년보다 사익편취 규율대상이 많이 증가한 집단은 농심(15개), 금호아시아나(6개), LS(4개), 코오롱(4개) 순으로 나타났다.
176개 사익편취 규율대상 회사 가운데 17개 회사는 지주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0개는 총수 2세가 지분을 가지고 있다.
특히 총수 2세가 지분을 가진 회사 중 9개는 총수 2세의 지분이 20% 이상으로, 총수 2세가 체제 밖 계열사를 통해 지주회사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 2세가 지분을 보유한 회사는 내부거래 비중도 높게 나타났다. 지주회사 지분을 보유한 체제 밖 사익편취 규율대상 회사 17개의 내부거래 평균 비중은 17.4%, 총수 2세가 지분을 보유한 10개 회사의 내부거래 평균 비중은 21.7%였다. 전체 전환집단(13.2%)이나 일반집단(10.2%)보다 높았다.
전환집단 지주회사의 매출액 중 배당수익과 배당 외 수익 비중의 평균은 각각 43.7%, 43.4%로 집계됐다. 배당수익과 배당 외 수익 비중은 전년보다 각각 0.9%포인트(p), 4.5%p 감소했다. 사업회사와의 합병 등으로 일부 지주회사의 사업 매출 수익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배당 외 수익에는 브랜드 수수료, 부동산 임대료, 경영관리 및 자문 수수료 등이 포함된다.
공정위는 "지주회사 소유출자 및 수익구조 현황을 지속적으로 분석·공개해 제도 개선에 활용하고, 시장의 감시와 자발적인 소유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주회사 제도를 악용한 편법적 지배력 확대, 지주집단에서의 부당 내부거래 및 사익편취 행위 발생 여부 등에 대해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미선 기자 alread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