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진료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전국 120여 곳의 아동병원이 의료진 미충원에 따른 피로 누적과 소아청소년 중증 질환 필수의약품 등의 장기간 품절 사태로 이중고를 겪고 있어 조속한 대책이 요구된다.
최용재 대한아동병원협회 부회장(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은 "무엇보다 소아 중증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 약들이 품절돼 환자들의 고통이 계속되고 있다"며 대책을 강하게 요구했다.
특히 "렐레팍트 같은 뇌하수체 성선자극 검사 시약은 1년째 품절돼 있으며 선천 기형이나 수술후 뇌하수체 기능 저하증 확진에 필요한 약이 없어서 치료 결정이 불가능한 상태가 1년 넘게 계속 되고 있는 등 언제 해결될지 기약도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홍준 대한아동병원협회 정책이사(김포 아이제일병원장)도 "제대로 된 감기약도 없이 다가올 가을, 겨울을 어떻게 날 것인지,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이와 같은 어이없는 이유로 더 아프고 고통받아야 하는지, 의료진과 부모들은 오늘도 품절된 처방 약들을 구하기 위해 약국 전화를 돌린다"면서 "품절시 마다 코드변경, 도매상 연락, 길어지는 조제 시간에 대한 보호자 불평 등은 이제 일상이 돼 버렸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또한 이 이사는 "제조사나 공급사에 문의하면 수입이 되지 않는다거나 생산 계획이 없다는 등 해명뿐"이라며 "이같은 품절사태가 장기적인데 정부는 왜 소아청소년 필수 약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손을 놓고 있는지 원망스럽고 혹시 소아청소년 진료를 포기한 것이 아닌지 의심마저 든다"고 전했다.
이날 동석한 새고은 메디컬약국 박소현 약국장도 "최근 약국가는 품절 약과의 전쟁"이라면서 "품절되는 약제도 소아,어린이 환자에게 다빈도로 처방되는 항생제, 해열제, 변비약 등으로 정상적인 처방 조제가 어려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박 약국장은 "매일 제약사와 도매상 담당자에게 품절 약 문의하며 사정하는 게 일상이 되었고 더불어 요즘 일반 약 해열제까지 품귀현상이 일어나면서 계속해서 약이 필요한 환자분들에게 약이 없다고 말씀 드려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물론 원료 약 수급이 어렵고 약가 문제 등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아이들을 위해 처방할 약 조차도 부족하다는 것은 말도 안되지 않나?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의약품 생산 관리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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