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의 '2024년 한국복지패널 조사·분석 보고서'에 실린 결과다.
연구팀이 복지패널 조사 대상자들에게 2023년 12월 31일 기준의 건강 상태를 질문하여 분석한 결과, 전체 가구원 중 만성질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43.00%로 나타났다. 소득 집단별로는 일반 가구의 37.15%, 저소득 가구의 75.53%가 만성질환이 있는 가구원을 포함하고 있었다. 저소득 가구와 일반 가구 모두 6개월 이상 투병·투약하는 경우가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 특히 전체 저소득 가구의 72.63%가 6개월 이상 투병·투약하는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가구원이 있다고 응답했다.
가구주를 대상으로 만성질환 여부를 조사한 결과, 전체 가구주의 58.72%가 만성질환을 갖고 있었다. 소득 집단을 구분하여 보면, 만성질환이 있다고 응답한 가구주의 비율이 저소득 가구의 경우 84.05%, 일반 가구의 경우 51.18%로 나타나 약 32%포인트(p) 정도의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전체 저소득 가구의 가구주 중 81.72%가 6개월 이상 투병·투약하는 만성질환이 있다고 파악됐다.
구체적으로 전체 가구원의 질병을 파악해 본 결과, 패널 전체 가구원의 53.19%가 질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앓고 있는 주요한 병의 종류는 기타 질병을 제외하고 고혈압(12.06%)이 가장 많고, 당뇨병(5.72%), 관절염·요통·좌골통·디스크(5.56%) 순으로 나타났다. 소득 집단별로 병을 앓고 있는 비율을 비교해 보면, 일반 가구의 가구원 중 41.35%가 병을 앓고 있는 반면, 저소득 가구의 가구원은 77.18%가 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저소득 가구에서 병을 앓고 있는 비율이 약 1.8배 높았다. 주요 병명을 보면, 저소득 가구(25.61%)와 일반 가구(9.62%) 모두 고혈압이 가장 많았다. 저소득 가구와 일반 가구 사이 고혈압, 관절염·요통·좌골통·디스크, 당뇨병은 5%p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한편 보고서에서는 경제적 어려움보다 가족 구성원의 건강 문제가 가족 갈등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 '특별한 어려움이 없다'고 응답한 가구(53.81%)를 제외하고 나머지 가구를 대상으로 1순위로 응답한 항목을 살펴보면, 54.85%가 '가구원의 건강'을 가장 큰 가족 갈등의 원인으로 꼽았다. 부채 또는 카드 빚 등 '경제적 어려움'이 18.19%로 2위였고, '가구원의 취업 및 실업'이 8.34%로 뒤를 이었다. 이어 '자녀교육 혹은 행동'(4.7%), '주거 관련 문제'(4.15%), '자녀의 결혼 문제'(3.74%), '가구원 간 관계'(2.92%), 기타(2.17%), '가구원의 알코올'(0.79%), '가족 내 폭력'(0.08%), '가구원의 가출'(0.07%) 등의 순이었다.
소득집단별로 살펴보면 '가구원의 건강' 문제는 저소득 가구(중위소득 60% 이하)의 61.12%가 가족 갈등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꼽아 일반 가구(43.39%)와 다소 차이를 보였다. '경제적 어려움'이 가족 근심의 원인이라는 응답 역시 저소득 가구는 20.17%로 일반 가구(16.93%)보다 높았다.
연구팀은 저소득층을 위한 맞춤형 복지 서비스와 건강 관리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가족 간의 갈등을 줄이기 위한 사회적 지원 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