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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 환자 절반은 '4050 중년층'…4년 새 25.3% 증가한 남성, 치료 예후 더 안 좋아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5-05-14 09:06


갑상선암 환자 절반은 '4050 중년층'…4년 새 25.3% 증가한 남성…
 ◇최근 남성 갑상선암 환자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남성은 여성보다 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 정기적인 검진이 중요하다.  사진출처=언스플래쉬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 배우 진태현(44)은 최근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진태현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난 4월 아내인 배우 박시은과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며 "초기 발견으로 크기는 작지만 전이되기 전에 수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 배우 장근석(37)은 방송에 출연해 지난해 갑상선암 수술을 받았다고 했다.

장근석은 "건강검진 중 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았으며 현재는 완치된 상태"라면서 "이후 몸에 안 좋은 것은 멀리하는 습관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남성 갑상선암이 급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국내 갑상선암 환자는 약 12.6% 늘었으며, 이 가운데 남성 환자는 2019년 6만 7175명에서 2023년 8만 4141명으로 약 25.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여성 환자가 29만 5939명에서 32만 4629명으로 약 9.7% 늘어난 것에 비하면 큰 폭이다.

2023년 갑상선암 환자의 절반가량은 4050 중장년층이었다.


50대(24.3%), 40대(24.2%), 60대(19.5%), 30대(15.6%) 등의 순이었다.

갑상선암 환자의 약 80%가 여성이어서 남성은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남성은 여성에 비해 암을 늦게 발견해 치료가 어렵고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목젖 있는 남성, 여성보다 조기 발견 더 어려워…'착한 암' 아냐

갑상선은 기도 앞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내분비기관이다. 체온 유지, 성장 발달 등 몸속 신진대사에 필요한 갑상선호르몬을 분비한다.

간혹 갑상선암은 진행이 더디고 예후가 좋아서 '거북이 암', '착한 암' 등의 별명이 붙기도 한다. 하지만 이를 믿고 방심하면 다른 암처럼 위험할 수 있다. 치료 시기를 놓쳐 임파선, 기도나 식도, 심장과 뇌로 이어지는 주요 혈관 등으로 전이될 경우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갑상선암의 발병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방사선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발병 위험이 커진다. 방사선에 피폭되면 갑상선 세포가 망가지기 때문이다. 유전적 요인도 발병 요인으로 꼽힌다.

갑상선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대부분 건강검진을 통해 발견된다.

다만 △목소리가 변했거나 △목을 만졌을 때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숨쉬기가 힘들게 압박 증상이 느껴지는 경우는 검사를 꼭 해보는 것이 좋다.

또한 가족력이 있거나 어렸을 때 얼굴과 목 부위에 방사선치료를 받은 적이 있을 때에도 정기검진이 권장된다.

특히 남성은 여성에 비해 목젖이 크기 때문에 암이 5㎝ 이상 커지지 않으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이동진 병원장(이비인후과 교수)은 "남성은 신체 구조상 암을 조기 발견하기가 더 어려워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된 경우가 많다"며 "이로 인해 치료를 해도 상대적으로 예후가 좋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재발률 높아 수술이 원칙적 치료…최근 로봇 이용 수술 각광

갑상선암 치료에는 수술, 방사성요오드 치료, 갑상선호르몬 치료, 외부 방사선 조사, 항암화학치료 등이 있는데, 수술적 치료가 원칙이다.

미세 암이라도 재발률이 20%에 이르고, 전이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단을 받았다면 의사와 상의 후 치료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기존에는 암이 생긴 부위와 범위에 따라 목을 5㎝ 이상 절개해 갑상선을 절제했다.

최근에는 흉터가 거의 없는 '경구로봇갑상선수술(TORT)'이 많이 시행된다.

큰 절개 없이 입술과 치아 사이로 3개의 정밀 로봇수술 기구를 넣어 갑상선을 절제하는 것이다.

이동진 병원장은 "흉터를 없애고 목 기능을 살릴 수 있는 수술법"이라며 "가슴, 겨드랑이 등을 째는 수술법보다 절제 부위부터 갑상선까지의 거리가 짧아 신경 손상 등이 적으므로 통증이 적고 목소리 변화와 같은 합병증도 적다"고 말했다.

◇대사증후군 남성, 갑상선암 위험 15~58% 높아…생활습관 개선 필요

갑상선암은 원인이 명확하지 않아 아직 입증된 예방법은 없다. 다만 어렸을 때 고용량의 방사선 치료와 환경적인 방사선의 노출을 피하는 게 좋다.

또한 갑상선호르몬이 악영향을 받지 않도록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등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대사증후군이 있는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갑상선암 위험이 15~58%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일반적인 항염·항암식품인 채소, 과일, 견과류, 잡곡류, 생선 등을 골고루 섭취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종이컵 기준으로 하루 섭취량은 채소의 경우 2~3개, 과일은 1~2개, 양질의 단백질인 닭고기·생선·두부 등 1개이며 견과류는 한 줌 정도다.

음주와 흡연은 피하며 가공식품 및 인스턴트 음식, 설탕 등의 당류는 자제하는 게 좋다.

간혹 갑상선 수술 이후 김, 미역, 다시마 등 요오드가 많이 함유된 해조류를 피해야 한다고 알고 있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이는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 시 치료를 돕고자 2주간 해조류 섭취를 제한하는 내용이 와전된 것이다.

또한 유산소 및 근력 운동을 하루 20~30분 정도 꾸준히 실천하고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갑상선암 환자 절반은 '4050 중년층'…4년 새 25.3% 증가한 남성…
자료 제공=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갑상선암 환자 절반은 '4050 중년층'…4년 새 25.3% 증가한 남성…
 ◇갑상선암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이동진 병원장.  사진제공=한림대의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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