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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쟁 목표 지지' 밝혔지만…"미국, 휴전 협상 병행 입장"
악시오스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후 이들에 반격을 가할 전례 없는 국제적 정당성을 확보했지만, 전쟁의 장기화와 함께 점차 지지를 잃은 데 이어 이제 외교적 '쓰나미'를 마주하게 됐다고 짚었다.
특히 유럽은 최근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압박 수위를 크게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19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공동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이 군사작전을 멈추지 않고 인도주의 구호 제한을 풀지 않으면 구체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영국은 20일 이스라엘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같은 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외교장관회의에서 회원국 27개국 중 17개국이 '유럽연합(EU)·이스라엘 협력 협정'을 재검토하는 데 합의했다. 2000년 체결된 이 협정은 EU와 이스라엘이 상호 지역을 자유무역지대로 설정한다는 내용이 담겨 FTA와 유사한 역할을 한다.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과 아랍권 등 20여개 국가는 25일 '마드리드 그룹' 장관급 회의에서 이스라엘에 전쟁을 중단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프랑스는 다음 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추진하기 위한 회의를 사우디아라비아와 공동 주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프랑스는 팔레스타인을 공식 국가로 인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서방의 오랜 파트너들의 잇단 압박에 네타냐후 총리는 거세게 반발했다.
그는 스타머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 카니 총리를 겨냥해 이들이 하마스의 지시를 따르고 있다며 "대량 학살자, 강간범, 영아 살해범, 납치범이 당신에게 감사한다면 당신은 잘못된 편에 서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스라엘 정부 내부에서는 국제사회의 거센 압박에 부담을 느끼는 기류도 감지된다.
이스라엘의 한 당국자는 악시오스에 "(가자지구 구호 물품 중단은) 큰 실수였으며 대부분 국내 정치적인 고려 때문에 이뤄진 일"이라며 결국 기드온 사르 외무장관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말한 대로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 정부 내 '온건파'로 평가되는 그는 지난 3월 안보리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인도적 지원을 중단하면 하마스가 약화하는 게 아니라 이스라엘의 동맹들이 떠나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유럽 국가들이 잇따라 강한 경고 메시지를 발신한 가운데 미국의 태도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지난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통화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설정한 가자지구 전쟁 목표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다만 25일 이스라엘 매체는 미국이 가자지구 군사작전과 함께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하자며 이스라엘의 본격적인 지상 침공 작전을 연기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hrseo@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