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노사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은둔의 경영자로 분류되는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 최인혁 전 네이버 최고운영자(COO)에게 중책을 맡기기로 한 것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최 전 COO는 2021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난 바 있다. 네이버의 공동성명(노조)은 최 전COO의 복귀는 건강한 노사 문화 만들기에 반하는 결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복귀를 막기 위해 단체행동에 나설 것이라고도 강조한다. 그러나 네이버는 최 전 COO의 복귀에 대한 노조의 반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소통의 단절은 조직 간 갈등을 더욱 키우고 있다. 최 전 COO가 헬스케어를 비롯한 신사업 카드를 꺼내며 경영에 복귀한 이 의장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네이버 노조는 27일 "총투표 진행 결과 대상 조합원 5701명 중 투표율은 79.06%였고, 최인혁 복귀에 반대한 비율은 98.82%였다"며 "45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복귀는 안 된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네이버 노조가 최 전 COO의 복귀를 반대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최 전 COO의 복귀는 건강한 조직 문화 형성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최 전 COO가 2021년 직장 내 괴롭힘에 따른 사고 발생 원인이 된 인물의 영입과 승진에 관여한 점 등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만큼 신설 대표직 복귀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최 전 COO는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한 내용을 사전에 알고 있었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오히려 신고자들을 보직에서 해임하고 책임을 져야 할 부서장들을 책임리더(임원)로 승진시킨 정황이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과 네이버 노사 합동 조사에서 발견됐던 점 등을 문제 삼고 있다. 최 전 COO는 문제가 불거지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네이버 노조는 최 COO의 복귀를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는 노조의 최 전 COO 복귀 반대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다. 특별히 언급할 만한 내용이 없다는 입장이다.
노사 갈등은 기업의 경쟁력과 실행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다. 신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움직이고 있는 기업일 경우 더욱 그렇다. 네이버는 최근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조직원 간 신뢰가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IT업계 관계자는 "노사 간 소통 단절은 갈등의 골을 키울 수 있다"며 "신사업 강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 등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선 임직원과 하합이 중요한 만큼 노사간 소통 강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