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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노조, 침묵하는 '네이버'…최인혁 전 COO, 이해진의 구원투수 될 수 있을까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25-05-28 08:45


네이버의 노사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은둔의 경영자로 분류되는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 최인혁 전 네이버 최고운영자(COO)에게 중책을 맡기기로 한 것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최 전 COO는 2021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난 바 있다. 네이버의 공동성명(노조)은 최 전COO의 복귀는 건강한 노사 문화 만들기에 반하는 결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복귀를 막기 위해 단체행동에 나설 것이라고도 강조한다. 그러나 네이버는 최 전 COO의 복귀에 대한 노조의 반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소통의 단절은 조직 간 갈등을 더욱 키우고 있다. 최 전 COO가 헬스케어를 비롯한 신사업 카드를 꺼내며 경영에 복귀한 이 의장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27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노조는 최 전 COO의 복귀 반대를 외치며 단체 행동을 벌이고 있다. 최고경영자 직속으로 신설한 테크비즈니스 부문 대표로 최 전 COO를 내정한 게 발단이 됐다. 네이버는 이 의장 복귀 이후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의 해외 진출을 비롯해 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고,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진출도 추진한다. 테크비즈니스 부문은 글로벌 헬스케어사업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최 전 COO가 대표로 조직을 이끈다. 최 전 COO의 대표직 복귀에는 이 의장의 의중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최 전 COO는 네이버 설립 초창기 멤버인 동시에 이 의장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다만 네이버는 개발자 출신인 동시에 회사 내 이해도가 높아 기술 중심의 신사업 추진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노조는 지난 19일 최 전 COO 복귀에 대한 반대 성명을 26일까지 조합원 총투표를 진행했다. 네이버 노조가 임직원 복귀 관련 총투표를 진행한 건 처음이다. 그만큼 사안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네이버 노조는 27일 성남시 네이버 제2 사옥 1784에서 집회를 열고 총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총투표 결과 전체 조합원 대부분이 최 전 COO 복귀를 반대했디.

네이버 노조는 27일 "총투표 진행 결과 대상 조합원 5701명 중 투표율은 79.06%였고, 최인혁 복귀에 반대한 비율은 98.82%였다"며 "45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복귀는 안 된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네이버 노조가 최 전 COO의 복귀를 반대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최 전 COO의 복귀는 건강한 조직 문화 형성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최 전 COO가 2021년 직장 내 괴롭힘에 따른 사고 발생 원인이 된 인물의 영입과 승진에 관여한 점 등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만큼 신설 대표직 복귀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최 전 COO는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한 내용을 사전에 알고 있었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오히려 신고자들을 보직에서 해임하고 책임을 져야 할 부서장들을 책임리더(임원)로 승진시킨 정황이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과 네이버 노사 합동 조사에서 발견됐던 점 등을 문제 삼고 있다. 최 전 COO는 문제가 불거지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네이버 노조는 "최 전 COO의 복귀는 네이버의 건전한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한 이들의 4년간 노력을 헛수고로 만든 결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사고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이후 아무렇지 않게 복귀한 것은 직원의 신뢰를 저버린 행위라는 설명이다. 특히 최 전 COO의 대표 복귀와 관련해 경영진과 내부 조직원 간 별다른 소통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네이버 노조는 최 COO의 복귀를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 노조는 "최 전 COO의 복귀를 막기 위해 노동조합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하겠다"며 "사측은 노조 입장에 대해 전혀 반응하지 않고 있지만 계속 행동해나가겠다"고 Œ慧

네이버는 노조의 최 전 COO 복귀 반대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다. 특별히 언급할 만한 내용이 없다는 입장이다.


노사 갈등은 기업의 경쟁력과 실행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다. 신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움직이고 있는 기업일 경우 더욱 그렇다. 네이버는 최근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조직원 간 신뢰가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IT업계 관계자는 "노사 간 소통 단절은 갈등의 골을 키울 수 있다"며 "신사업 강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 등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선 임직원과 하합이 중요한 만큼 노사간 소통 강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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