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일본의 한 유명 온천에서 기준치의 최대 620배에 달하는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레지오넬라균에 의해 생기는 레지오넬라증 증상은 감기 또는 코로나19와 유사하다. 몸속에 들어온 레지오넬라균은 2-12일 가량 잠복기를 거치고, 감기와 같은 고열, 설사, 두통, 구토 증세를 보이게 한다.
레지오넬라 폐렴(폐렴형)인 경우 두통, 근육통, 허약감, 고열, 오한 등 비특이적 증상(다른 원인균과 감별 어려움), 마른 기침, 복통, 설사 등이 동반되며 폰티악 열(독감형)인 경우엔 짧은 잠복기의 급성 발열성 질환 등이 나타난다. 이 가운데 위험한 것은 폐렴형이다.
특히, 제때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치사율이 최대 80%에 이를 수 있어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레지오넬라균은 하천, 호수, 토양 등의 자연환경, 온수시설, 샤워기, 스파·월풀, 에어컨과 같은 냉방시설의 냉각탑수, 가습기, 치료용 분무기, 호흡기 치료 장치, 장식용 분수 등에서 주로 검출된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요도에 유메 온천은 지난 4월 26일 돗토리현 관계자로부터 "시설 이용자 중에서 레지오넬라증 확진자가 나왔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후 5월 8~9일 실시된 수질 조사에서 남녀탕의 여러 욕조에서 기준치를 훨씬 초과하는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됐다.
남성탕의 한 욕탕에서는 기준치의 230배, 여성탕의 거품탕에서는 기준치의 620배에 달하는 수치가 확인됐다.
시설을 운영·관리하는 업체는 "레지오넬라균이 증식된 원인은 정확히 특정되지 않았지만, 온천수 재순환을 위한 공용 배관이 주요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시설에서는 매일 온천수를 교체하고 욕조를 세척했으며, 공용 배관도 주 1회 세척 및 소독을 실시했다고 밝혔지만 해당 배관의 세척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 내부에서 레지오넬라균이 증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레지오넬라균 검출 이후 이용객 중 일부가 건강 이상을 호소하고 있다. 해당 시설을 이용한 뒤 발열, 기침 등의 증상을 겪었다는 신고가 27일까지 47건 접수됐으며, 최소 3명이 레지오넬라증 확진을 받고 입원했다. 다만, 현 시점에서 감염자와 시설 간의 직접적인 인과 관계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시설 측은 추가 확산 방지를 위해 공용 배관 사용 중단, 거품탕 폐쇄, 저수 탱크 및 배관 소독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향후 안전 조치가 완료된 후 운영 재개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용자들은 "레지오넬라균 검출 가능성이 있었다면 더 빨리 공지했어야 했다"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