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연세대 의대와 미국 예일대 공동 연구팀이 면역세포의 유전자 조절 장치인 '슈퍼-인핸서'를 겨냥해 염증 유발 단백질 TNFα의 발현 억제에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류마티스 관절염, 건선 등 만성 염증성 질환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쥐 면역세포에서 TNFα를 조절하는 핵심 유전자 스위치인 TNF-9 슈퍼-인핸서를 찾아냈다. 이를 위해 첨단 유전체 분석 기술을 이용해 유전자 활성화를 조절하는 62개의 eRNA 생성 슈퍼-인핸서를 규명했다. 그 중 TNFα의 핵심 슈퍼-인핸서인 TNF-9 eRNA를 우선 타깃으로 선정했다. 이 부위를 제거하거나 여기서 만들어지는 eRNA를 억제하자, TNFα가 줄고 쥐의 관절염과 건선 증상이 완화됐다.
환자 유래 세포 대상 실험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
연구에 활용한 ASO는 특정 RNA의 발현을 조절하는 차세대 치료 플랫폼이다.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인 스핀라자가 대표적인 ASO 기반 신약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ASO를 통해 염증 특이적으로 활성화되는 TNF-9 eRNA를 정밀하게 억제함으로써, 정상 면역기능은 보존하면서 병적 염증만 선택적으로 차단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를 주도한 김락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슈퍼-인핸서 유래 eRNA를 ASO로 직접 표적화하여 TNFα 발현을 정밀하게 억제한 최초의 사례다. 기존 항체 치료제는 TNFα 단백질 전체를 무차별적으로 차단해 감염 위험이 뒤따랐다. 이번 연구가 부작용은 줄이고 치료 효과는 높인 차세대 만성 염증 치료제 개발의 기반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Advanced Science'에 최근 게재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