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대로 뜨거운 국물 마신 아이 목숨 잃을 뻔…화상으로 기도 좁아져

기사입력 2025-10-01 14:50


빨대로 뜨거운 국물 마신 아이 목숨 잃을 뻔…화상으로 기도 좁아져
자료사진 출처=언스플래쉬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뜨거운 국물을 빨대로 먹은 두 살배기 아이가 기도가 막혀 목숨을 잃을 뻔한 일이 발생했다.

차이나닷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 남부 광시좡족자치구 난닝시에 사는 남자아이 A(2)는 부모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식탁 위에 놓인 국물 냄비를 발견했다.

아이는 빨대를 이용해 국물을 들이켰고, 곧바로 입과 목에 화상을 입었다.

울음을 터뜨리던 아이가 점점 호흡이 힘들어지자 부모는 밤 10시쯤 아들을 병원으로 급히 데려갔다.

처음에는 입안과 목 안쪽 화상으로 진단됐지만, 밤사이 상태가 악화됐다.

다음 날 새벽, 아이는 거의 숨을 쉬지 못했고 산소 포화도가 급격히 떨어졌다. 의료진은 기도가 심하게 부어 감염까지 진행됐다고 밝혔다.

기관지 내시경으로 정밀 검사를 한 소아과 전문의는 아이의 후두개(기도와 식도가 만나는 부위에 위치한 연골성 구조물)가 탁구공 크기만큼 부어 있었고, 기도는 신생아 수준으로 좁아졌다고 설명했다.

의료진은 곧바로 3.5㎜ 직경의 소형 튜브를 이용해 응급 삽관을 실시했고, 다행히 기도를 확보해 아이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이날 오후 아이는 점점 안정을 되찾고 있지만 여전히 합병증 위험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구강 점막은 피부보다 훨씬 얇고 예민해서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도 쉽게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의료진은 섭씨 60도 이상의 음식이나 음료는 입, 식도, 위 점막에 즉각적인 화상을 입힐 수 있다면서 부모·가족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섭씨 약 45~50도의 액체는 짧은 접촉으로 큰 손상이 없지만, 입안에 오래 머물면 통증과 가벼운 손상이 발생할 수 있고 55도 이상은 단 몇 초만 닿아도 입안 점막에 화상을 유발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매우 뜨거운 액체를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으며, 장기간 노출 시 식도암과 구강암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부모들에게 아이에게 음식을 제공하기 전 반드시 온도를 확인하고, 끓는 국물이나 뜨거운 음식은 아이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두도록 당부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