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韓외교부 "APEC과 국제관행 고려 대만 대표단 영접"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한중 정상회담이 열렸던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대만이 자국 대표의 공항 의전 수준이 기대에 못 미쳐 한국 외교부에 항의했으며, 다양한 경로로 협상해 합의를 이뤘다는 뒷이야기를 대만 당국자가 공개했다.
4일 대만 중앙통신사(CNA)와 중국시보 등에 따르면 쑨젠위안 대만 외교부 국제기구 국장은 전날 APEC 정상회의 대표단 활동 결산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대만의 국제행사 참여를 억압·축소하려는 경향이 더 심해지고 있다"면서 "한국 측의 공항 영접과 관련해 몇 가지 작은 에피소드가 있었다"고 말했다.
쑨 국장은 대만 대표단 출국 직전인 지난달 27일 한국 측의 공항 영접 인사 배정이 "기대에 부합하지 않으며 명백한 불공정 대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곧바로 외교부장(장관) 지시에 따라 주한 대표부와 국제기구국 APEC 팀이 다양한 경로로 한국과 협상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이념이 비슷한 다른 국가에도 협조를 요청했다"면서 "결국에는 이런 조치와 계획이 모든 회원 경제체를 평등하게 대우한다는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한국에 이해시켰고 한국도 타협을 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중국이 배후에서 압력을 가해 이런 일이 생겼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우리가 한국 측에 큰 압력을 가한 것"은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일 CNA는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한국이 APEC 회의 직전 "'대만과 한국은 외교 관계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중앙급 공무원을 공항에 파견하지 않겠다고 통보해 린자룽 외교부장 지시로 한국에 엄정한 입장을 표명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대만은 또한 "베테랑 APEC 관계자 채널을 통해 이념이 유사한 국가들에 협조를 요청했고 우호 국가들의 강력한 지원을 받아 한국의 양보를 끌어냈으며 결국 윤성미 APEC 고위관리회의 의장이 김해공항에 직접 나오게 됐다"고 CNA는 전했다.
우리 외교부는 해당 보도와 관련한 연합뉴스의 질의에 "대만 대표단의 공항 영접은 APEC과 국제관행 등을 종합 고려해 이뤄진 것"이라고 답했다.
APEC은 주권국이 아닌 '경제체'(economy)로서 참가 자격을 가져 통상 다자협의체에서 쓰는 '회원국'이 아닌 '회원'으로 표현하며 대만도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만은 이번 APEC에 린신이 전 행정원 부원장(부총리 격)을 대표로 파견했다.
린신이 대표는 경주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면담했으며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만났다.
중국 외교부는 다카이치 총리와 린 대표의 면담과 관련해 일본에 강하게 항의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으로 '대만 독립'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발신해 성질과 영향이 매우 나쁘다"고 비난했다.
기자회견에서 린신이 대표는 경제부장이었던 2001년 중국이 처음 개최한 APEC 정상회의에 대표로 참석했다가 발언권을 박탈당하는 등 견제를 받아왔다며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내년 APEC 정상회의 때 중국이 대만을 다른 회원과 마찬가지로 "평등하게 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nishmore@yna.co.kr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