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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이 환자는 HIV-1 감염에 필요한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에 변이가 2개(동형접합)가 아닌 단 하나만 있는 세포(이형접합)를 이식받았다며 이는 HIV 제거 가능성이 있는 조혈모세포 기증자가 기존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HIV 감염에는 주로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ART)가 사용된다. ART는 HIV 복제를 효과적으로 억제하지만, 치료를 중단하면 대부분 4주 이내에 HIV가 빠르게 증가하기 때문에 바이러스 재활성화와 에이즈로의 진행을 막으려면 평생 치료해야 한다.
HIV의 완치(cure)는 매우 드물며, HIV 유행이 시작된 이후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8천800만명 중 단 6건만 공식적으로 보고됐다.
이들은 모두 혈액암 치료를 위해 기증자의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은 사람들이며, 이식받은 조혈모세포는 HIV 감염에 필요한 단백질인 'CCR5'를 만드는 유전자에 변이가 2개(동형접합)인 것이었다.
정상적인 CCR5 단백질은 HIV가 세포에 침투할 때 꼭 필요한 수용체 역할을 하기 때문에, 변이 형태(CCR5 Δ32) 유전자를 가진 세포는 HIV에 감염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HIV를 제거하려면 이런 동형접합 변이 세포가 필요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기증자 세포가 변이 수용체 유전자(CCR5 Δ32)를 한 개만 가진 이형접합인데도 이식받고 환자가 HIV-1 관해에 도달한 사례를 보고했다.
베를린에 사는 60세 남성 환자는 2009년에 HIV 진단을 받았고, 2015년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 발생, 암 치료를 위해 기증자의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았다.
동형접합 'CCR5 Δ32' 기증자를 찾지 못해 혈연관계가 아닌 이형접합 기증자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했고, 이식 3년 후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중단했다.
이 환자는 조혈모세포 이식 6년이 지난 시점까지 혈장 HIV RNA가 검출되지 않고 HIV 증식 징후가 없어 HIV 관해 상태가 6년 이상 지속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는 조혈모세포 이식 후 HIV-1 관해를 이루기 위해서는 CCR5 발현이 완전히 결여된 동형접합 'CCR5 Δ32' 세포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HIV-1 제거의 정확한 기전은 확실하지 않지만, 이번 사례는 HIV 치료용 조혈모세포 기증 범위를 'CCR5 Δ32' 동형접합 세포에서 이형접합 세포까지 확장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 출처 : Nature, Christian Gaebler et al..'Sustained HIV-1 remission after heterozygous CCR5Δ32 stem cell transplantation',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5-098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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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