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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이 최근 영유권 분쟁 해역인 남중국해(필리핀명 서필리핀해)에서 자국 선박을 중국 해경이 퇴거 조치하는 과정에서 물대포를 쏴 어민들이 다치고 어선이 파손됐다고 주장했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지난 12일 남중국해 사비나 암초 인근에서 중국 해경선이 필리핀 어선 20척을 향해 강력한 물대포를 쐈다고 밝혔다.
사비나 암초는 중국명으로는 셴빈자오이고 필리핀명으로는 에스코다 암초다.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베트남명 쯔엉사군도·필리핀명 칼라얀군도)에 있다.
필리핀 해경은 중국 해경 요원들이 소형 고무보트를 타고 필리핀 어선 여러 척의 닻줄을 고의로 절단했다며 "조류가 강하고 파도가 높은 상황에서 선원들을 위험에 빠트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 해경이 이제 평범한 어민을 표적으로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며 "국제적으로 인정된 행동 기준을 준수하라"고 중국 해경에 촉구했다.
앞서 중국 해경국은 성명을 통해 "필리핀 선박 여러 척이 어업 활동이라는 명분으로 중국 해경의 거듭된 경고에도 셴빈자오 해역에서 도발했다"며 "중국 해경은 법률에 따라 경고와 강제 퇴거 등 필요한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필리핀 해경은 중국 해경의 이 같은 입장은 오히려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0월에도 중국 해경선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에서 필리핀 선박을 향해 물대포를 쏘고 고의로 들이받은 바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약 90%에 관한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필리핀을 비롯해 베트남, 대만,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미국의 동맹국인 필리핀은 2022년 마르코스 대통령이 집권한 뒤 전임 정권의 친중 노선을 뒤집었고, 남중국해 영유권을 지키기 위해 관련 법까지 제정하며 중국에 강하게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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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