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달러] 전기요금 영향은 아직…한전, 2분기 동결 유력

기사입력 2026-03-09 13:28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이란 전쟁의 여파로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요동치고 있지만 올해 2분기 전기요금은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제연료가격이 국내 발전연료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일정한 시차가 발생하는 구조 때문이다.

9일 정부와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오는 20일께 2분기(4∼6월) 전기요금의 핵심 지표인 연료비 조정단가를 발표할 예정이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 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이중 단기적인 에너지 가격 변동을 반영하는 연료비 조정요금의 기준이 바로 '연료비 조정단가'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최근 3개월간 유연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 변동 상황을 종합해 ㎾h당 ±5원 범위에서 결정된다.

한전은 2022년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15개 분기 연속으로 상한선인 '+5원'을 적용해왔다. 이에 따라 연료비 조정단가만으로는 추가 인상이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정부가 정책적으로 기본요금이나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등을 조정해 전기요금을 추가로 인상하는 것은 가능하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와 LNG 가격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4월물)은 2022년 7월 이후 처음으로 100달러를 돌파했다. 한때 110달러 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LNG 가격 역시 아시아 현물시장을 중심으로 폭등세다.

아시아 지역 천연가스 가격지표인 LNG 일본·한국 마커(JKM)는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직전 100만BTU당 약 10달러 수준에서 최근 15달러까지 50%가량 치솟았다.

원유의 70%, 천연가스의 20%를 중동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이번 사태가 에너지 수급과 경제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국내 전력 생산의 약 26.8%(2023년 기준)를 차지하는 LNG 발전 비중을 고려할 때 가스 가격 폭등은 발전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는 현재 약 208일분의 비축유와 상당량의 천연가스 물량을 비축해 단기 수급 위기에 대비하고 있으나, 사태 장기화 시 경제적 충격은 피하기 어렵다.

다만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이 당장 2분기 전기요금 인상으로 연결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국제연료가격이 실제 발전 연료비에 반영되기까지는 일정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LNG는 약 2개월, 유가는 약 5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발전 단가에 영향을 미친다. 최근의 가격 급등분은 2분기가 아닌 하반기 요금 산정 시기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여기에 정부의 강력한 물가 관리 기조도 전기요금 동결 가능성에 힘을 싣게 만드는 요인이다. 전기요금은 대표적인 공공요금으로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제유가와 LNG 가격이 상승하고 있지만 발전 연료비 반영에는 시차가 있다"며 "정부의 물가 관리 정책까지 고려하면 2분기 전기요금은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문제는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다. 중동의 긴장 국면이 해소되지 않고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계속될 경우 하반기 전기요금 인상 압박은 임계점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의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 KB증권에 따르면 연평균 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한전의 전력조달비용은 약 1조5천억원 증가한다. 메리츠증권은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를 때마다 한전의 연간 영업이익이 약 5천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미 한전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급등한 발전 원가를 전기요금에 제때 반영하지 못해 2021∼2023년 무려 47조8천억원이라는 기록적인 누적 적자를 낸 바 있다.

changyong@yna.co.kr

<연합뉴스>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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