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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돋보기] 호르무즈 긴장에 공급망 흔들…AI 위기 대응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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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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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토일 기자 kmtoi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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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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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지역의 무력 충돌 여파로 글로벌 해상 물류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의 공급망 차질이 가시화하고 있다.

단기간에 해상 운임이 치솟고 물동량이 급감하는 가운데 산업계는 인공지능(AI) 기반 공급망 관리(SCM) 시스템을 활용해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 해상 물류 운임 폭등…공급망 리스크 직격탄

해운·물류 업계와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동 정세 불안으로 주요 해상 운임과 물류 지표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 데이터 분석 등에 의하면 3월 초 기준 대형 원유운반선(VLCC)의 중동-중국 노선 운임은 불과 보름 만에 3.3배가량 폭등했다. 지정학적 위험을 피하려는 선사들의 우회 항로 확보 경쟁이 치열해진 데 따른 결과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교역량의 약 34%, 액화천연가스(LNG) 교역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핵심 에너지 요충지다. 전체 수입 원유의 약 70% 정도를 중동에 의존하고, 이 중 대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우리나라 역시 직접적인 타격권에 들어섰다.

현재 전면 봉쇄 상황은 아니지만, 군사적 충돌 우려와 전쟁 보험료 급등이 맞물리면서 일부 구간에서 통항 물동량이 급감하는 등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 도착 정확도·GPS 교란 탐지…AI SCM의 진화

불확실성이 극도로 커진 상황에서 글로벌 기업들은 AI를 접목한 SCM 플랫폼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실시간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급망의 '가시성'을 확보해 물류 교란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서다.

주요 공급망 플랫폼 기업들은 항만 혼잡도와 실시간 기상, 지정학적 위험 요소를 종합 분석해 화물의 도착 예정 시간(ETA) 변동을 정밀하게 산출해 낸다.

글로벌 공급망 가시성 플랫폼인 프로젝트44와 포카이츠 등은 수천만 건의 과거 운항 데이터와 실시간 변수를 AI로 학습해 ETA 정확도를 기존 시스템 대비 최대 35%포인트까지 끌어올렸다.

이를 통해 화주들이 항만 체류에 따른 지연료 등 막대한 추가 물류비를 절감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SAP 역시 공급망 조정(SCO) 플랫폼에 AI를 적용해 과거 수에즈 운하 마비나 반도체 공급난 당시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적의 우회 경로를 제시 중이다.

최근 중동 해역에서 빈발하는 위성항법장치(GPS) 교란 등 신종 사이버 안보 위협에도 AI가 투입되고 있다.

영국 해상 AI 분석기업 윈드워드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주요 분쟁 해역 등에서 GPS 교란 피해를 본 선박만 약 3만 8천500척으로 추산된다.

이에 대응해 해상 안보 및 자율운항 기술 기업들은 선박자동식별장치(AIS)의 위치 정보 조작 징후를 AI 알고리즘으로 즉각 탐지, 오염된 데이터를 걸러내고 안전 항로를 재설정하는 기술을 실전에 적용하고 있다.

과거 직관이나 수작업에 의존하던 물류 관행이 철저한 실시간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체계로 전환하는 양상이다.

◇ 현실은 '의사결정 보조'…만능열쇠는 아냐

다만 현재의 AI 기술이 복잡다단한 지정학적 위기 변수를 완벽히 통제하거나, 선박 항로 변경부터 항만 운영까지 '완전 자율'로 수행하기에는 기술적 한계가 뚜렷하다.

업계 전문가들은 AI의 역할을 정제된 데이터를 제공하고 유효한 대응 선택지를 좁혀주는 '고도화된 의사결정 보조 도구'로 선을 긋는다.

최종 실행 버튼은 현장의 미세한 변수와 정무적 판단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인간의 몫이라는 의미다.

결국 이번 중동발 물류 위기는 AI 기반 SCM 기술이 단순 공정 자동화를 넘어, 데이터가 단절되는 극단적 위협 속에서 실질적인 위기관리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음을 시사한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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