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췌장암은 치명적인 암으로 알려져 있다.
조기 발견이 어렵고 증상이 나타날 때 쯤엔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치료 성적 또한 제한적이다.
2022년 기준 전 세계 췌장암 신규 환자는 약 51만 명, 사망자는 약 46만 명으로 보고됐다. 전체 암 발생의 약 2.6%를 차지하지만, 암 사망 비율은 약 4.7%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이다.
췌장암 치료가 어려운 이유는 단순히 발견 시기가 늦기 때문만은 아니다. 췌장은 인체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어 작은 병변을 조기에 확인하기 어렵고,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여기에 종양 자체의 생물학적 특성도 공격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췌장 질환 치료 전문의인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소화기내과 이태승 교수는 "췌장암은 초기 단계에서 특징적인 증상이 없어 단순 소화불량이나 피로감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다"며 "증상이 비특이적이어서 진단이 늦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췌장암 환자 중 수술적 절제가 가능한 경우는 15~20%에 불과하다. 반면 약 80% 이상은 진단 당시 이미 주요 혈관 침범이나 원격 전이가 진행된 상태로, 수술이 어려운 상황에서 발견된다. 또한 수술을 시행하더라도 약 70~80%에서 재발이 보고되는 등 예후가 좋지 않다.
◇가족력·유전적 위험요인 등 고위험군 정기적 검사 필요
현재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국가 차원의 췌장암 선별검사는 권고되지 않는다. 검사 효율성과 비용 대비 효과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고위험군에서는 조기 발견을 위한 정기적인 감시 전략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대상은 가족성 췌장암 고위험군이다.
부모나 형제자매, 자녀 등 1차 친족을 포함해 동일 가계 내 췌장암 환자가 3명 이상이거나, 췌장암 환자 2명이 서로 1차 친족 관계이면서 그중 1명이 본인의 1차 친족인 경우 일반인보다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유전적 요인 역시 중요한 기준이다. ▲STK11(Peutz-Jeghers syndrome) ▲CDKN2A(FAMMM syndrome) ▲BRCA1·BRCA2 ▲PALB2 ▲ATM ▲Lynch syndrome 관련 유전자, ▲PRSS1 유전성 췌장염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STK11, CDKN2A, PRSS1과 같은 경우는 비교적 젊은 연령부터 감시 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
췌장 낭성 병변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IPMN(췌관내 유두상 점액종양)과 MCN(점액성 낭성 종양)은 병변 특성에 따라 정기적인 영상 추적검사나 추가 평가가 권고된다.
이태승 교수는 "가족력이나 유전적 위험요인이 있는 경우 전문의 상담을 통해 개인별 감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위험군 아니어도 '이 신호' 보이면 검사 필요
고위험군이 아니더라도 특정 변화가 나타난다면 반드시 확인이 필요하다.
특히 ▲50세 이후 새롭게 발생한 당뇨병 ▲기존 당뇨의 갑작스러운 조절 악화는 주의해야 할 신호로 꼽힌다.
이와 함께 ▲이유 없는 체중 감소 ▲황달 ▲지속되는 윗배 통증 또는 등 통증 ▲식욕 저하 ▲설명되지 않는 소화불량 등이 반복되거나 지속될 경우 전문 진료가 권고된다.
췌장암의 주요 위험인자로는 흡연, 비만, 당뇨병, 만성 췌장염 등이 알려져 있다. 특히 만성 췌장염은 췌장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며, 음주는 만성 췌장염의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췌장은 해부학적으로 깊은 위치에 있고 장내 공기 등의 영향도 받아 일반 복부 초음파만으로는 전체 평가에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필요 시 췌장 프로토콜 조영증강 CT나 MRI와 같은 정밀 영상검사가 활용된다.
이태승 교수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검사를 시행하기보다 고위험군을 선별하고 위험 신호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금주, 금연, 적정 체중 유지 등 생활습관 관리도 췌장암 예방에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