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나이가 들수록 가장 먼저 약해지는 곳 중 하나가 하체다. 체중은 늘었는데 허벅지는 가늘어지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 다리에 힘이 빠지는 변화가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50대 이후 나타나는 허벅지 근육 감소를 단순 노화 현상으로 넘겨선 안 된다고 말한다. 걷기와 균형 유지, 혈당 조절까지 담당하는 하체 근육 감소가 근골격계와 대사 건강 악화의 신호일 수 있어서다.
목동힘찬병원 정형외과 이정훈 의무원장은 "허벅지 근육은 무릎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을 분산하고, 관절을 잡아주는 핵심 지지대"라며 "중장년 이후 허벅지 근육이 줄면 무릎 통증, 보행 불안정, 낙상 위험이 함께 커질 수 있고, 근육이 부족하면 각종 질병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허벅지 근육 적으면 당뇨병 위험 4배…무릎 건강에도 영향
근육은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감소한다. 30세 전후부터 감소하기 시작하고, 50세 이후에는 매년 1~2%씩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80세에 이르면 청년기에 비해 전체 근육량이 30~40%까지 감소한다. 문제는 근육의 부피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대사 건강을 비롯한 일상 속 여러 기능이 함께 떨어진다는 점이다.
근육은 식사 후 혈액 속 포도당을 흡수해 에너지로 사용하거나 글리코겐 형태로 저장한다.
근육량이 부족하면 포도당을 처리할 수 있는 저장고가 줄어 혈당 조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체력이 약해지고, 기초대사량이 줄어 혈중 포도당을 충분히 사용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실제 2013년 국제학술지 'Journal of Epidemiology'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허벅지 둘레가 작을수록 당뇨병과의 관련성이 높게 나타났다. 또한 2009년~2011년까지 건강검진을 받은 남녀 32만 명을 조사한 결과, 허벅지 둘레가 1㎝ 줄어들 때마다 당뇨병 발병 위험이 남성 8.3%, 여성 9.6%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남성의 경우 허벅지 둘레가 43㎝ 미만인 사람은 60㎝ 이상인 사람에 비해 당뇨병 발병 위험이 무려 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근육량이 많을수록 혈중 당 수치를 감소시켜 당뇨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허벅지 근육은 무릎 관절을 보호하는 핵심 구조이기도 하다.
허벅지 앞쪽의 대퇴사두근은 무릎의 모든 움직임에 관련되어 있다. 무릎을 펴고, 슬개골이 제 위치에서 움직이도록 돕기에 대퇴사두근만 튼튼해도 뼈관절이나 인대가 약해도 무릎을 지지하는 힘이 커진다.
허벅지 뒤쪽의 햄스트링과 엉덩이 근육은 보행 중 다리의 흔들림을 줄이고 균형을 잡는 데 관여한다. 이 근육들이 약해지면 무릎 주변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힘이 줄어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진다. 평소 무릎 관절염이 있거나 계단을 내려갈 때 통증이 있던 사람은 허벅지 근력이 부족할수록 통증이 더 쉽게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다리에 힘이 부족하면 턱에 걸렸을 때 몸을 바로잡기 어렵고, 방향을 바꾸거나 미끄러운 바닥을 지날 때 균형을 잃기 쉬워 낙상 위험도 높아진다.
◇허벅지 강화, 저항성 운동 필요…체중 1㎏당 단백질 1.2g 섭취
허벅지를 강화시키려면 근육에 일정한 저항을 주는 운동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하체 운동으로는 스쿼트, 런지, 자전거 타기가 꼽힌다. 스쿼트와 런지는 허벅지 앞쪽의 대퇴사두근과 뒤쪽의 햄스트링, 엉덩이 근육을 함께 쓰는 운동이고, 자전거 운동은 관절 부담을 비교적 줄이면서 허벅지 근육을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스쿼트는 엉덩이를 뒤로 빼며 앉듯이 내려가고, 무릎이 발끝보다 과도하게 앞으로 나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런지는 한쪽 다리를 앞으로 내딛고 무릎을 굽혔다가 일어나는 동작으로, 균형을 잡기 어렵다면 벽이나 의자를 잡고 시행한다. 자전거 운동은 안장을 적절히 조절한 뒤 낮은 강도에서 10~15분 정도 시작해 점차 시간을 늘리는 것이 좋다. 운동 후에는 미세하게 손상된 근섬유가 회복되며 다시 강화될 수 있도록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해야 한다.
운동만큼 중요한 것이 풍부한 영양 섭취다. 근육의 재료가 되는 충분한 단백질과 영양소를 섭취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근손실 예방과 관리를 위해 체중 1㎏당 약 1.2g의 단백질 섭취, 비타민D와 칼슘 보충, 충분한 수면, 금연과 절주를 함께 권고한다. 단백질은 한 끼에 몰아 먹기보다 매 끼니 달걀, 생선, 살코기, 두부, 콩류, 우유·요거트 등으로 나누어 섭취하는 편이 좋다. 식사로 보충이 어려우면 단백질 보충제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정훈 의무원장은 "노화로 근육이 줄어드는 것을 완전히 피하기는 어렵지만, 운동을 통해 감소 속도를 늦출 수 있다"며 "몸 전체 근육의 최대 50%는 허벅지에 모여있기 때문에 허벅지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근육량 증가에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