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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원투펀치' 심석희-최민정, 동반자 겸 선의의 경쟁자로 폭풍성장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7-11-15 20:20


심석희(오른쪽). 사진제공=대한빙상연맹

3년 전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때 세계 최강 여자 쇼트트랙의 간판은 심석희(20·한체대)였다. 당시 심성희의 나이는 열일곱이었다. 당찼다. 출중한 신체조건을 보유한 심석희는 무려 세 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3000m 계주 금메달을 비롯해 개인 종목인 1500m와 1000m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냈다. 여자 쇼트트랙은 '심석희 세상'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듬해 혜성이 떨어졌다. 주인공은 최민정(19·성남시청)이었다. 2015년 세계선수권에서 심석희를 밀어내고 개인 종합 1위를 차지했다. 당시 최민정의 나이도 열일곱이었다. 상승세는 계속 이어졌다. 2016년 세계선수권에서도 개인 종합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최강 원투펀치가 된 둘의 희비는 올해 초 갈렸다. 평창행 티켓을 심석희가 먼저 따냈다. 지난 3월 세계선수권 개인종합 3위를 차지하면서 일찌감치 올림픽 출전을 확정지었다. 반면 최민정은 세계선수권에서 지독한 불운에 시달렸다. 대회 3연패에 도전했던 최민정은 주 종목인 1500m 결승에서 넘어지고 500m와 1,000m에서 잇달아 실격 판정을 받으며 개인 종합 6위로 밀렸다. 그래서 4월 국가대표선발전 1위로 평창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흐름을 또 바뀌었다. 올림픽 전초전으로 치러진 올 시즌 월드컵 1~3차 대회에선 최민정이 심석희를 압도했다. 1차 대회에서 전종목(500m, 1000m, 1500m, 3000m 계주) 석권을 한 최민정은 2차 대회에서도 1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차 대회 500m 동메달에 그친 심석희는 2차와 3차 대회에서 각각 1000m와 1500m에서 금메달을 챙겼다.


최민정. 사진제공=대한빙상연맹
이렇게 동반자 겸 선의의 경쟁자인 심석희와 최민정은 서로의 다른 장점을 흡수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심석희는 15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7년 국제빙상연맹(ISU) 월드컵 4차 대회 미디어데이에서 "서로 경쟁하면서 발전하는 부분이 있다"며 "민정이가 동생이지만 나보다 뛰어난 부분도 있다. 오히려 배우는 부분도 있다"고 칭찬했다. 최민정도 "대표팀 첫 시즌 때부터 (석희 언니와) 함께 생활해왔다. 석희 언니가 경험적인 부분이 풍부하다. 많이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최민정의 장점은 폭발적인 순발력과 스피드다. 이에 비해 심석희는 스케이팅 기술이 뛰어나다. 스케이트팅 폭이 넓어 선두로 치고 나갔을 때 상대가 추월하기 쉽지 않다. 게다가 이미 올림픽을 한 차례 경험했다. 생애 첫 올림픽에 출전하는 최민정은 심석희의 준비과정을 보며 컨디션 조절과 몸 관리를 하고 있다. 최민정에게 심석희는 경쟁의 대상이자 롤모델인 셈이다.

남자 쇼트트랙대표팀은 자존심 회복을 노리고 있다. 3년 전 '노 메달' 충격에 휩싸였다.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빅토르 안·러시아명 )에게 철저하게 당했다. 안현수는 3관왕을 달성하며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자존심을 무너뜨렸다.



하지만 김선태 쇼트트랙대표팀 감독은 지난 3년간 세대교체를 단행, 탄탄한 팀을 만들었다. 기존 곽윤기(28)와 박세영(24)에다 올 시즌 월드컵 1차 대회 2관왕을 달성한 '차세대 에이스' 임효준(21)과 서이라(25), '막내' 황대헌(18)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대 못 땄던 메달을 다 딴다고 하니 지켜봐 달라"며 비장한 웃음을 보였다. 이어 "새로 합류한 선수들의 기량이 많이 올라왔다. 아무래도 호흡을 맞춰야 하는 계주를 세 차례밖에 하지 못했다. 임효준이 다친 부분이 걱정이긴 하지만 뛰어난 선수들"이라고 덧붙였다. 또 "무엇보다 월드컵도 월드컵이지만 80여일 동안 변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다. 월드컵보다 올림픽에 맞춰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를 비롯해 캐나다와 중국 등 쇼트트랙 강국에 대한 대비에 대해선 "1차부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러시아는 서서히 올라올 것이다. 캐나다와 중국도 자신감을 찾을 것 같다. 방심하지 않을 것이다. 경험이 많고 올림픽을 준비하는 방법을 알기 때문에 대처하겠다"고 전했다.

목동=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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