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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허리 아픈 데는 많다. 어깨가 부서져도 좋다 생각하고 뛰겠다. 이 정도 부상이 나를 멈춰세울 수는 없다."
'지고는 못사는 승부사' 정승환은 진통제 투혼을 발휘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선수, 세계선수권에서 3차례나 최고 공격수에 선정된 대한민국의 키플레이어, 매경기 집중견제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육중한 선수들에게 눌리고 차인다. 일본, 체코, 미국, 캐나다와 잇달아 맞붙으며 어디 하나 성한 곳이 없었다.
캐나다전부터 심해진 허리 통증, 이탈리아전 컨디션은 최악이었다. 그러나 이겨야 사는 경기였다. 평창패럴림픽 메달을 바라보고 여기까지 달려왔다. 아버지 영전에 바치기로 약속한 메달을 향한 정승환의 의지는 강건했다.
정승환은 "경기전 진통제를 먹고 나갔는데 경기중 통증이 심해졌다. 3피리어드 시작하기 전 진통제를 하나 더 먹었다"며 웃었다. 정승환은 이날 진통제 투혼을 발휘하며 11명의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27분22초를 달렸다. 대한민국이 기록한 슈팅 10개 가운데 4개가 정승환의 것이었다. 그리고 절체절명의 순간, 에이스의 몫을 톡톡히 해냈다. 대한민국 장애인아이스하키 최초의 동메달을 따낸 후 "오늘은 정말 특별한 날이다. 평생 기억될 좋은 날이다. 국민들께서 열심히 응원해주신 덕분"이라며 활짝 웃었다.
사랑받을 자격 충만한 프로페셔널이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가대표다.
강릉=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