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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수 놓습니다. 그대의 하늘길 레이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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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이기기 힘든 싸움이었다. 이날 대리 수상자로 나선 어머니 최강희씨와 함께 무대에 오른 언니 이지혜씨는 애써 울음을 삼키며 "사실 민혜는 몰랐지만, 처음부터 기적을 바라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세 번의 시한부 선고가 내려졌지만, 잘 버텨주고 이겨내 줬어요. 국가대표의 정신이 아니면 도저히 설명할 길이 없다고 담당 교수님도 말씀하셨죠"라며 고인의 치열한 투병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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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체육대상 특별상은 그런 고 이민혜를 위해 한국 체육계가 바치는 헌사였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생전에 고인과 인연을 맺은 수많은 체육계 인사들이 애도의 꽃다발을 바쳤다. '펜싱 여제' 남현희와 김학범 U-23 대표팀 감독이 대리 수상자인 어머니에게 꽃다발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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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음을 멈추지 못한 최강희씨를 대신해 대리수상 소감을 밝힌 이지혜씨는 "민혜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스스로 사이클을 선택했어요. 그때부터 자기와의 싸움을 얼마나 잘 하는지, 얼마나 자기 관리를 잘하는지 봐왔어요. 얼마나 스스로를 잘 다독였는지 백혈병 진단을 처음 받고도 의연한 모습에 놀랐습니다. 치료에만 전념하고 이겨내면 다시 달릴 수 있다는 꿈을 갖고 있었어요"라며 고인을 추억했다.
터져나오는 울음을 애써 참아가며 이지혜씨는 말을 이었다. "이 자리를 빌어 민혜를 기억해주고 빛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이 상은 민혜 옆에 잘 놓아두겠습니다"라며 "민혜가 사이클을 타던 모든 순간을 기억하고, 아껴주셨던 분들에게 감사 드립니다. 민혜가 이제 하늘로 레이스를 떠났지만, 이 자리에 함께 해 꽃길을 깔아주시고 애도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라며 눈물의 수상소감을 마무리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도종환 문화체육부장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조재기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김창수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장, 이명호 대한장애인체육회장, 유승민 IOC위원 등이 함께 해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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