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코카콜라체육대상]'꽃미남 펜서'오상욱"펜싱 하면 생각나는 선수 되겠다"[현장인터뷰]

기사입력 2020-04-28 15:26


코카콜라 체육대상 펜싱 오상욱. 성남=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04.21/

"'펜싱!'하면, 바로 생각나는 선수가 되고 싶다."

'꽃미남 펜서' 오상욱(24·성남시청)이 28일 발표된 '제25회 코카콜라체육대상' 최우수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코카콜라 체육대상은 코카콜라와 스포츠조선이 지난 1995년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과 스포츠인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제정한 국내 최대, 최고의 아마추어 스포츠 상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공식 시상식 대신 개인별 '택배' 전달식이 진행됐다. 성남 탄천종합운동장 내 성남시청 펜싱장에서 최우수상 트로피를 받아든 오상욱은 수상 소감을 묻는 질문에 "시상식에서 말하려고 준비했었는데…"라며 입을 뗐다. "부족한 저에게 큰 상을 주셔서 감사드린다. 콜라하면 '코카콜라!' 하듯 '펜싱!'하면, 바로 생각나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


코카콜라 체육대상 펜싱 오상욱. 성남=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04.21/
국제펜싱연맹(FIE) 남자 사브르 세계랭킹 1위, 세계 무대에서 오상욱은 이미 그런 존재다. 2019년 부다페스트세계선수권 개인-단체 2관왕, 도쿄아시아선수권 개인-단체 2관왕, 나폴리유니버시아드 개인-단체 2관왕, 나서는 대회마다 전종목 트로피를 독식했다. 혼자일 때도 강했고, 함께일 땐 더욱 강했다.

오상욱은 대전 매봉중 1학년 때 두 살 터울 형(오상민)을 따라 처음으로 펜싱 검을 잡았다.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 사브르 대표팀(원우영, 오은석, 김정환, 구본길)이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 오상욱은 중3, 열여섯 살 소년이었다. 국가대표를 꿈꾸던 중학교 랭킹 1위 오상욱에게 이 금메달 장면은 강하게 각인됐다. "형들이 정말 너무너무 잘했다. 어린 마음에 겁없이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야 하는데… 와, 절대 못 이길 것같은 느낌…. 진짜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 같았다." 오상욱은 올림픽 금메달 형들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해야 형들을 이길 수 있을까 생각했다. 당시는 (구)본길이형이 전성기였다. 본길이형 영상을 엄청 보고 엄청 따라한 기억이 난다"며 웃었다.

오상욱은 폭풍성장했다. 2015년 대전 송촌고 3학년 때 대통령배 전국펜싱선수권 16강에서 당시 '세계랭킹 1위' 선배 구본길을 15대12로 꺾으며 파란을 일으켰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개인전 결승에선 구본길과 양보없는 진검승부끝에 1점 차로 패해 은메달, 단체전에선 금메달을 합작했다. 선후배가 경쟁과 공존 속에 함께 성장했고, 대한민국 남자 사브르는 자타공인 세계 최강 '어벤져스'가 됐다.

오상욱은 '넘사벽' 같았던 형들과 함께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에서 함께 금메달을 휩쓸었다. 김정환 구본길 등 '넘사벽' 형들은 "'우리 막내' 오상욱이 대세"라며 엄지를 치켜든다. 오상욱이 유일하게 품지 못한 건 올림픽 금메달뿐이다.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꿈의 그랜드슬램에 도전한다. "처음 대표팀에 들어왔을 때 누구를 꺾어야 단체전에 나갈 수 있다는 조급함이 컸다. 이젠 형들과 공존하게 됐다. 개인보다 팀을 생각하게 된다. 개인전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함께 뛰는 단체전이 금메달 가능성이 더 높다. 우리 모두 함께 빛났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전했다.


코카콜라 체육대상 펜싱 오상욱. 성남=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04.21/

코카콜라 체육대상 펜싱 오상욱. 성남=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04.21/
오상욱은 겸손했다. 1m92의 키에 기다란 팔다리, 만화에서 막 걸어나온 듯한 '세계랭킹 1위' 꽃미남, 실력과 외모, 스타성을 겸비한 그에게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처음 수상소식을 들었을 때 '이 큰 상을 왜 내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직 스포츠 스타가 아니다. 트레이닝복 입고 동네 슈퍼마켓에 가도 알아보는 사람이 많지 않다"며 웃었다. "중학교 때부터 매일매일 열심히 성실히 운동해온 것에 대한 보상, 코카콜라와 스포츠조선이 도쿄올림픽을 응원하고 기대해주시는 마음에서 주신 상이라고 생각한다"며 고개 숙였다. "스포츠인이라면 평생 꼭 한번 받고 싶어하는 상이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운이 따르지 않으면 못받는 선수도 있다고 들었다.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이 상은 내게 정말 큰 동기부여이자 큰 의미"라며 감사를 표했다.

제1회 황영조부터 김연아, 박태환, 장미란, 이상화, 이승훈, 양학선까지, 코카콜라체육대상 레전드의 위대한 계보를 '1996년생 펜서' 오상욱이 이어가게 됐다. 펜싱 종목에서 최우수상 수상자가 배출된 것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플뢰레 금메달리스트 김영호(로러스펜싱클럽 감독, 7회) 이후 무려 20년만이다. 최우수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1000만 원이 주어진다.

한편 남녀 우수선수상(비장애인)은 도쿄올림픽에서 금빛 포효를 약속한 남자유도 100㎏급 세계랭킹 2위 조구함(28·수원시청), 여자양궁 세계랭킹 1위 강채영(24·현대모비스)에게 돌아갔다. 장애인우수선수상은 20년만에 패럴림픽 출전권을 따낸 휠체어농구대표팀이 받았다. 사상 첫 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성공한 투혼의 남자럭비 7인제 대표팀은 남자단체상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한결같은 뚝심 지원, 선수들을 향한 진심 후원으로 '세계 최강' 펜싱코리아 쾌거를 일군 최신원 대한펜싱협회장(68·SK네트웍스 회장)이 공로상의 영예를 안았다. 우수지도자상은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우승 신화를 이끈 '제갈용' 정정용 서울 이랜드 감독(51)이 수상했다. 남녀 신인상은 '태권도 세계랭킹 1위' 장 준(20·한체대)과 '셔틀콕 천재소녀' 안세영(18·광주체고)에게 돌아갔다.
성남=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제25회 코카콜라체육대상 수상자 리스트

최우수선수상: 오상욱(펜싱)

남자우수선수상: 조구함(유도)

여자우수선수상: 강채영(양궁)

장애인 우수선수상: 남자 휠체어농구대표팀

우수단체상: 남자럭비(7인제) 대표팀

공로상: 최신원 대한펜싱협회장(SK네트웍스 회장)

우수지도자상: 정정용 U-20월드컵 감독(프로축구 서울 이랜드 감독)

남자신인상: 장 준(태권도)

여자신인상: 안세영(배드민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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