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출전선수만 588명 로드FC 10년의 역사. 한국 종합 격투기의 대명사가 되다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0-10-22 10:03


로드FC가 출범 10주년을 맞았다. 사진은 100만불 토너먼트 16강 단체 사진. 사진제공=로드FC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2010년 10월 23일 로드 FC의 창립자인 WFSO 정문홍 회장은 "지금부터 대한민국 종합격투기의 새 역사를 시작합니다"라는 개회 선언을 했다. 우후죽순처럼 생겼다가 금방 사라지는 격투기 단체들이 많았기에 믿음보다 의심이 더 많았던 시선. 따가운 시선속에서 묵묵히 대회는 계속 열렸고 어느덧 10년이 됐다. 로드FC는 어느덧 대한민국 종합격투기의 역사가 됐다.

▶대한민국 종합격투기의 새 역사를 시작합니다

정 회장이 로드FC를 만든 이유는 단순했다. 국내 격투기 선수들이 뛸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다. 로드 FC가 출범할 당시 국내에 종합격투기 단체는 존재하지 않았다. 만들어졌다가도 금세 사라지기 일쑤. 선수와 지도자는 존재하지만, 국내 단체가 없었기에 시합은 모두 해외에서 소화할 수밖에 없었다. 로드 FC 김대환 대표는 "격투기 해설자로 오랫동안 일하며 수많은 국내 및 해외 단체들이 저물어 가는 걸 봐 왔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아시아 격투기 시장 전체가 암흑기인 상황이었다. 그런 시기에 정문홍 회장님이 사비를 들여 만든 것이 바로 로드 FC였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정 회장은 체육관 관장으로 제자에게 경기를 잡아주기 위해 해외 단체의 문을 꾸준히 두드렸는데, 잠깐은 괜찮을지언정 장기적으로 보면 정답이 아니었다. 정 회장은 로드 FC 출범 기자회견에서 "모두에게 기여도에 따라 이익을 나눠주는, 없어지지 않는 단체를 세울 생각"이라는 포부를 전했다.

로드 FC의 역사는 첫 대회는 2010년 10월 23일 서울 섬유센터 이벤트홀에서 열렸다. 개그맨 이승윤이 종합격투기 데뷔전을 치러 규모는 작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목을 집중시켰다.

▶1640경기 588명 출전

로드 FC는 2∼3개월 주기로 꾸준히 프로 대회를 개최했다. 더 많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네 번째 대회부터는 신예 선수들을 위한 'YOUNG GUNS' 대회를 런칭했다. 2012년부터는 아마추어 대회인 센트럴리그를 열었다. 이로인해 아마추어 선수들이 센트럴리그에서 경험을 쌓은 뒤 프로 선수로 YOUNG GUNS에서 기량을 닦고 넘버시리즈에 출전하는 격투기 선수의 길이 만들어졌다.

전 밴텀급 챔피언 이윤준, 현 밴텀급 챔피언 김민우, '몬스터 울프' 박정은, '케이지의 악녀' 홍윤하 등이 이 시스템으로 로드 FC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로드 FC는 10년간 3개국 (한국, 일본, 중국), 14개 도시에서 메이저 대회인 넘버시리즈 57회, 국가 대항전인 KOREA 대회 3회, 신예 선수들의 발굴 무대인 YOUNG GUNS 대회를 45회 열었다. 오래 런칭한 ARC 대회를 포함, 총 1640경기가 진행됐고 총 558명의 파이터들 (남성 파이터 487명, 여성 파이터 71명)이 로드FC 케이지에 올랐다.


로드 FC 창립자이자 1대 대표이 정문홍 회장과 김대환 2대 대표. 사진제공=로드FC
▶국내 프로 스포츠 최초의 해외 진출

국내에서 탄탄한 기반을 다진 로드 FC는 2015년 눈을 해외로 돌렸다. 첫 해외 무대는 일본. 당시 국내는 물론 일본에서조차 무모한 행동이라며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정 회장은 일본 대회 개최를 강행했고 2015년 7월에 일본 도쿄 아리아케 콜로세움에서 ROAD FC 024 IN JAPAN을 개최했다. 미노와맨, 가와구치 유스케 등 일본 파이터와 최홍만 최무배 등 일본 무대를 주름잡던 국내 격투기 1세대 파이터들이 출전해 일본 팬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5개월 뒤인 2015년 12월에는 중국으로 날아가 상해 동방체육관에서 최초의 중국 대회를 열었다. 이 대회 출전한 아오르꺼러는 단 한 번의 대회 출전으로 무명에서 중국 최고의 격투기 스타가 됐는데, 14억 중국인이 시청하는 CCTV에서 프라임 시간대에 2년 간 생중계 된 것이 주효했다. 로드FC는 이후 상해, 북경, 창사, 석가장을 돌며 2만석 규모의 대형 경기장에서 꾸준히 대회를 열었다. 중국에서 총 6번의 대회를 열어 중국 현지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당시 중국에서 UFC는 몰라도 로드FC는 안다는 얘기가 있었다. UFC도 뚫지 못했던 CCTV에서 2년간 생중계된 것이 로드FC의 중국내 인지도 상승에 큰 역할을 했다.

로드 FC는 나아가 중국의 생활 속으로 파고들었다. 중국 북경 싼리툰에 4000평이 넘는 규모의 복합 스포츠 공간인 로드 멀티 스페이스를 오픈해 중국인들이 다양한 운동을 즐기게 했다. 또 칭화대, 북경체육대 등 중국의 명문대 9곳이 '로드격투학'을 교내 선택과목으로 채택했고, 중국 학생들이 로드FC가 만든 교과서로 격투기를 배웠다.

로드 FC의 세번째 해외무대는 동남아시아다. 올해 초 인도네시아에서 격투 오디션 프로그램 <맞짱의 신> 결승전을 치렀고, 인도네시아판 <맞짱의 신>도 제작했다. 코로나19로 잠시 해외 진출이 멈췄지만 더 철저하게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격투 오디션 '겁없는 녀석들' 결승전서 전창근이 우승한 장면. 사진제공=로드FC
▶오디션프로그램 제작으로 격투기의 대중화

로드 FC는 격투기의 대중화를 위해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했고, 여성부 리그를 런칭하기도 했다. 격투 오디션 프로그램 '주먹이 운다' 제작 참여부터 시작했다. 당시 김승연 김재훈 박형근 홍영기 등이 '주먹이 운다'를 통해 프로 무대에 데뷔해 큰 인기를 얻었다. 이들은 현재까지도 로드 FC 대회에 출전하며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이후 로드 FC는 '로드맨 베이징 익스프레스', '겁 없는 녀석들', '맞짱의 신' 등 직접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하며 프로 선수들을 배출했다. 여러 영화와 드라마 등의 제작에도 참여해 대중들이 종합격투기를 가까이 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국내 여성 파이터 육성과 대중화를 위해 지난 2017년부터 최초로 여성부리그인 로드FC XX(더블엑스)를 런칭했다. 여성들만 출전하는 XX대회는 새로운 볼거리로 팬들의 관심을 받는 인기 대회가 됐다.

▶사랑♥나눔 프로젝트

대회를 개최하는 동안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로드 FC는 2016년부터 '사랑♥나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연탄 나눔 봉사, 사랑 나눔 헌혈 행사, 전통시장 활성화 응원, 소아암 어린이 돕기 등을 꾸준히 진행했다. 대중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소아암 어린이 돕기다. 김보성이 로드 FC 데뷔전서 소아암 어린이들을 위해 자신의 파이트머니를 내놨고, 로드 FC도 입장 수익 전액을 기부하기로 한 것. 김보성은 2016년 12월 10일 일본의 콘도 테츠오와 대결을 펼쳐 아쉽게 패했지만 팬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코로나 시대에도 격투기는 계속된다. ARC 출범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격투기 대회는 얼어붙었다. 몇몇 단체가 선수들을 위해 무관중으로 개최하기도 하지만 예년에 비해 대회 수가 현저히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김대환 대표는 아프리카TV와 함께 야심차게 ARC (AfreecaTV ROAD Championship) 대회를 런칭했다. 코로나 시대에 발빠르게 대처, 인터넷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는 대회를 만든 것이다. ARC 대회는 무관중으로 온라인 콘텐츠를 주력으로 하는 대회로 인터넷 방송으로 업계 최고의 노하우를 가진 아프리카TV가 생중계한다.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선수 입장을 단순화시키고, 공격적이고 다이나믹한 상황이 나올 수 있도록 룰도 333시스템으로 단순화시켜 숏 콘텐츠에 최적화된 격투기 대회를 만들어냈다. BJ들이 라이트하게 중계를 하면서 좀 더 편하고, 재밌게 경기를 시청할 수 있다. 현재까지 3회의 대회가 열린 ARC는 온라인에서 팬들의 호평을 받으며 화제를 모았다. ARC에서 맹활약한 이정현과 신유진, 오일학, 양지용 등은 대한민국 종합격투기의 미래로 떠올랐다.


로드FC 전용경기장 조감도. 로드FC제공
▶로드 FC의 2021년 프로젝트, 전용 경기장 건립

로드 FC는 격투기는 '온라인 쇼핑몰' 로드몰에서 프리미엄 닭가슴살 브랜드 로드닭 제품을 판매하고, 격투기 용품 전문 스토어인 '로드프렌즈'로 수익을 내 자생력이 부족한 국내 단체들과 달리 수익 구조를 완성해 롱런해왔다.

로드 FC는 실내 체육관을 대관해 대회를 진행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전용 경기장을 만들어 많은 대회를 열 생각을 가지고 있다. 언제든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대회를 열 수 있게 된다. 선수들에게 보다 많은 경기 기회가 제공되고, 경험을 쌓은 선수는 실력 향상을 이뤄낼 수 있다. 내년 3월 착공해 연말에 완공할 계획이다.

로드 FC 김대환 대표는 "정 회장님이 오래전부터 구상해 온 숙원 사업인 전용 경기장은 격투기 후배 사랑의 결정체라고 보면 된다. 다시는 없어지지 않는 스포츠, 격투인들의 영원한 보금자리를 만드는 게 목적이다. 그 경기장에서 ROAD FC 대회를 더 자주, 더 멋지게 개최해 선수들에게 더 많은 경기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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