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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 제소, 고발… 제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첫 토론회 직후부터 후끈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이종걸 후보는 향후 4년 대한체육회가 해야할 집중과제에 대한 토론 질문에 이은 답변과정에서 "이기흥 후보자는 자격심사가 있었다면 후보등록조차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범죄 수익 은닉죄로 감옥생활도 했고, 최근에 본인이 속한 연맹회장 하시면서 따님을 위장취업시켜 어려운 연맹의 비용을 횡령했다는 이야기도 전해들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기호 4번 유준상 후보 역시 "이기흥 회장의 윤리적 문제를 지적하셨는데 그것이 사실이라면 문제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힘을 실었다.
갑작스런 네거티브 공세에 이기흥 후보는 격앙된 어조로 강하게 반발했다. "어디서 이런 가짜뉴스를 접했는지 한심스럽다. 이 자리에 같이 앉아 있는 것 자체가 수모스럽다"면서 "5선 의원을 하신 분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모두가 보는 자리에서 공개하셨다. 반드시 형사소추를 진행할 것"이라며 강력 대응 의지를 전했다. "우리 아이들은 체육회 근처를 걸어서도 안다녔다. 저는 체육회 차비도 안쓴다. 기름도 안땐다. 무보수다. 제가 수치스럽게 사심을 갖고 이 세상을 살지 않았다. 헌신적으로 살아왔다. 자부할 수 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범죄 수익 은닉 부분은 대법원에서 이미 무죄 판결을 받았다. 분명히 말씀드린다. IOC도 이미 다 검증한 부분이다. 반드시 이 문제에 대해서는 형사소추를 하겠다"고 주장했다.
2시간여의 정책 토론회 직후 이기흥 후보는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해 제소했다. '이종걸 후보가 답변 과정에서 주제와 전혀 무관한 이기흥 후보의 자격문제를 거론하면서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이기흥 후보자의 명예를 크게 실추시켰다'면서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대한 법률 제 61조(허위사실 공표죄), 제62조(후보자 등 비방)를 명백히 위반하였기에 다음과 같이 제소하오니 적의 조치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썼다.
이종걸 후보측도 9일 밤늦게 긴급 보도자료를 내고 '이종걸 후보의 발언이 허위사실 유포라고 판단한다면 사실관계를 충분히 해명하는 것이 도리'라면서 '이 문제에 대한 명명백백한 진실 규명과 합당한 책임을 위해 이기흥 후보 직계비속 위장 취업사건을 정식으로 검찰에 고발할 것이다.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맞섰다.
한편 이날 토론회 중 잘못된 스포츠 문화를 바로잡기 위한 대책에 대한 질문 중 기호 2번 강신욱 후보의 발언도 현장 지도자들 사이에 뜨거운 논란이 됐다. "감독들이 외국에 나갈 때 '카드깡'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막아줘야 한다"는 발언에 일부 지도자들이 즉각 반발했다. 한 국가대표 감독은 "체육회장 후보가 우리를 카드깡 하는 집단으로 몰았다. 모든 훈련비는 선수들의 개인 통장으로 입금돼 각자가 쓰고 있다"며 억울함을 표했다. 강 후보측 역시 즉각 해명과 사과에 나섰다. "정책토론 과정에서 표현상 오해가 있었다면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 일부 지도자분들이 해외훈련시 개인돈을 써가면서 선수들 뒷바라지 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말씀을 들었다. 과거에는 일부 카드깡을 해서라도 불가피하게 훈련 외 경비를 마련할 수밖에 없었고 이것이 개인적으로 쓴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죄를 지은 것처럼 조사를 호되게 받고 징계를 받는다는 얘기를 들었기에 이것은 잘못된 행정조치라고 판단해왔다"고 설명했다. "저는 감독님들과 한마음이며 선수들과 함께 얼마나 힘든 과정을 걷고 있는지 경험적으로 공감하는 사람"이라면서 "절대 오해없으시기 바라며 세련되지 못한 표현으로 상처와 오해를 드려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반드시 지도자들의 고충을 헤아려 제도개선을 이뤄내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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