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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단순한 컨디션 난조일까, 아니면 낯선 '프로 룰'에 대한 적응부족일까. 그마저도 아니면 PBA만의 '캐주얼 복장'이 어색해서일까. '캐롬 3쿠션 아마최강'으로 군림하던 조재호(NH농협카드)의 아우라가 영 살아나지 않는다. 두 번째 프로당구 PBA 개인전에서 '128강전 탈락'이라는 쓴 잔을 들고야 말았다.
아마추어 대회에는 없는 낯선 '서바이벌 방식'이 일단 조재호의 발목을 잡았다. 4인 1조로 치러지는 서바이벌 방식은 한 선수가 득점하면 다른 세 명으로부터 1점씩(빈 쿠션 득점은 2점씩) 가져와 자기 점수를 늘리는 방식이다. 자기 차례일 때 득점에도 집중해야 하고, 다른 3명의 경쟁자의 득점 상황 또는 포지션 수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동호인들끼리 내기로 즐기기도 하는 방식인데, 철저히 1대1로 경기를 치르는 아마추어 대회에서는 도입되어 있지 않다. 조재호도 이 방식을 알고는 있지만, 공식 대회에서는 아무래도 낯설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조재호는 이날 조별 서바이벌에서 극도로 부진했다. 베트남의 후인 프엉 린이 에버리지 2.438을 기록하며 무려 102점을 얻어 조 1위로 64강에 선착했고, 카시도코스타스가 64점으로 2위가 됐다. 조재호는 최하위로 탈락했다.
특히 아마추어에서 정상의 자리에 올랐거나 근접했던 선수일수록 이런 현상을 심하게 겪었다. 쿠드롱과 강동궁 등 현재 PBA의 간판스타들도 프로 원년이었던 지난 시즌 출전 초기에는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혹독한 '프로적응기'를 보낸 바 있다. 조재호도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시간'과 '노력'이 해결해 줄 부분이다. 낯선 스타일에 완전히 적응하기만 한다면, 조재호는 언제든 우승권을 위협할 만한 실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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