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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했던 도쿄올림픽 AD(경기장·선수촌 출입증) 대란이 가시화되고 있다.
과거 올림픽 때는 체육회가 코리아하우스 등 지원시설을 자체 운영하고, 일부 개인종목의 경우 선수촌 외부에 호텔을 따로 잡고 지원 인력을 상주하도록 해 선수 컨디셔닝 등을 지원하기도 했다. 도쿄올림픽의 경우 AD가 없으면 아예 입국조차 할 수 없다. 선수들은 선수촌과 경기장, 대회 공식 이동차량 외에는 자유로운 이동이 불가하다. 선수와 관계자 동선은 '버블'로 묶여 철저히 관리된다. 이에 따라 선수들은 선수촌 바깥으로 나올 수 없고, AD를 소지하지 않은 외부인의 선수촌 출입 역시 원천 봉쇄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는 이에 따라 당초 계획했던 선수 지원 및 한류 홍보를 위한 코리아하우스도 운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선수촌 출입 AD를 받지 못하면 선수단과 접촉조차 할 수 없기 때문이다.
100여 명의 임직원 AD 중 대한체육회 지원 인력도 필수 인원 33명 안팎으로 꾸려졌다. 코로나 특수상황 속에 이 중 9명이 물리치료사, 의사, 간호사 등 의무 관련 지원인력으로 채워졌지만 200명이 넘는 선수들을 관리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질병청, 문체부 등 정부 관계자 포함 24명의 행정, 국제 인력도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돌발 상황을 감당하기엔 부족하긴 마찬가지.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들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단체종목의 경우 감독, 코치 중 2~3명만이 AD를 받는다. 개인전과 단체전이 혼재된 배드민턴, 탁구, 펜싱 등의 종목은 종목별 지도자들이 AD를 몇 장이니 받을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소수의 지도자만이 AD를 받게 되는 상황 탓에 현장서 선수 컨디션과 경기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트레이너, 장비 담당 인력들은 아예 후순위로 밀려 있다.
한 종목단체 관계자는 "장비 관리가 절대적인 일부 종목의 경우 장비 담당 매니저가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 대부분의 종목에서 선수들의 몸과 마음을 다스릴 트레이너 등은 배제되고 있다. 올림픽 현장에서 어찌 보면 선수들이 제일 믿고 의지하는 인력들"이라고 말했다. "각 종목 경향위의 결정을 통해 AD를 결정하지만 종목마다 환경이 다 다르다. 경향위의 결정에 현장 선수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됐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현장에선 '올림픽 지도자' '금메달 감독'이라는 인정 때문에 올림픽 현장에 서로 가려고 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올림픽 종목의 한 감독은 "AD가 이번처럼 극도로 제한된 상황에선 모든 관계자들이 사심을 버리고 선수를 위해, 경기력을 위해, 대한민국을 위해 무엇이 제일 좋은지만을 생각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대표팀 지도자, 지원 인력 대부분이 올림픽에 함께 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현장을 가든 가지 않든 성과가 나올시 대표팀 지도자 전체에 대한 인정과 평가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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