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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평창동계패럴림픽에서 대한민국 파라아이스하키가 이탈리아를 꺾고 사상 첫 동메달을 목에 걸던 날, 강릉하키센터를 꽉 채운 국민들은 감동과 환희의 눈물을 펑펑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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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평창의 동메달결정전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패럴림픽 TV 중계 확대"를 특별 지시했던 대통령은 이제 퇴임을 앞뒀다. 패럴림픽 기간 내내 경기장을 지켰던 '장애인 스포츠의 팬' 영부인, 덕분에 현장을 내내 수행했던 수많은 공무원들, 열혈 응원단도 지금 이곳엔 없다. 국내선 패럴림픽이 언제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대통령 선거, 코로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철저히 매몰됐다.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 32명은 베이징의 빙판과 설원에서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외롭고 높고 쓸쓸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13일 패럴림픽은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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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잼'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 재미도 없는데 단지 '장애인' 스포츠니 제발 좀 봐달라고 사정하는 것이 아니다. 장애인이 아니라 그냥 '스포츠'에 대한 이야기다. 평창패럴림픽 파라아이스하키 한국-체코전, '빙판 메시' 정승환이 연장 골든골로 3대2 승리를 이끈 명승부는 스포츠기자 인생 최고의 '레전드' 경기였다. 축구, 야구, 그 어떤 현장보다 짜릿하고 오싹 소름이 돋았다. 물론 그날도 생중계는 없었다. 정승환, 이종경, 장동신이 눈빛 호흡으로 4골을 몰아친 베이징패럴림픽 이탈리아전도 그랬다. 이 '어메이징'한 경기를 함께 나눌 수 없는 안타까움, 한 사회가 지닌 선택과 시선의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다. 평창올림픽에서 우리가 '팀킴'의 경기를 TV로 보지 못했다면 '컬링'이란 종목을 알기나 했을까. 두 번의 올림픽을 거쳐 '입덕'을 완료한 이들은 '컴어라운드' '더블 테이크아웃'을 줄줄 읊을 경지가 됐다. 파라아이스하키도 그렇다. 한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본 사람은 없다. 보면 반한다. 절로 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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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대통령이 선출됐고, 생활체육, 학교체육 활성화와 함께 비인기 스포츠, 국가대표 선수들을 위한 정책적 관심도 표명했다. 새 정부에선 부디 패럴림픽이 처음부터 끝까지 외롭지 않길, 국민 누구나 패럴림픽을 볼 권리를 향유할 수 있길 바란다.
오늘 밤 파라아이스하키 동메달 결정전을 어디서 어떻게 볼 수 있는지 궁금한 스포츠 팬들을 위해 아래 링크를 공유한다.
대한장애인체육회 '베이징2022' 코리아하우스(http://koreahouse.koreanpc.kr/?ckattempt=1) 유튜브채널 '패럴림픽 게임스(Paralympic Games)'.
(*뉴스 포털에서 링크 표기는 금기시되고 있지만, 스포츠 팬들의 알 권리, 볼 권리를 위한 것이니 혜량을 당부드립니다.)
베이징(중국)=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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