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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모를 악재 딛고도…우상혁, 더 단단해진 '남자 높이뛰기 2강' 체제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2-08-11 09:11 | 최종수정 2022-08-11 09:14


사진=REUTERS-X00102 연합뉴스

사진=AP 연합뉴스

사진=REUTERS-X00102 연합뉴스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대한민국 높이뛰기의 간판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이 '남모를 악재'를 딛고 '2강 체제'를 공고히 했다.

우상혁은 11일(이하 한국시각) 모나코 퐁비에유 루이 2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년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그리그 남자 높이뛰기 경기에서 연장전 격인 '점프 오프' 끝에 2위를 기록했다.

이날 우상혁은 '라이벌' 무타즈 에사 바심(31·카타르)과 나란히 2m30을 넘었다. 우상혁은 2m20, 2m25, 2m28, 2m30을 모두 1차 시기에 넘었다. 하지만 2m32로 바를 높인 뒤에는 아쉽게 세 차례 시도 모두 실패했다. 바심 역시 2m20, 2m25, 2m28, 2m30을 모두 1차 시기에 성공했다. 2m32는 넘지 못했다. 결국 우상혁과 바심이 1위 결정을 위해 '점프 오프'에 돌입했다. 한 차례씩 시도해 먼저 성공과 실패가 엇갈리면, 경기를 종료하는 방식이다. 두 선수 모두 2m32의 '점프 오프'에서 실패했다. 우상혁과 바심은 2m30으로 바를 낮춰 다시 뛰었다. 그 결과 우상혁은 바를 넘지 못했고, 바심은 2m30을 넘어 1위에 올랐다.

우승을 놓친 것은 아쉽지만 우상혁은 이번 대회를 통해 값진 경험을 쌓았다. 우상혁은 이번에 처음으로 '점프 오프'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아쉬운 장면이 있었다. 2m30을 시도하기 전 트랙 경기가 진행되면서 우상혁이 주로에 꽤 오래 서 있었다. 남자 높이뛰기에서 3명 이하가 남으면 시작 신호와 함께 1분 30초가 주어진다. 하지만 우상혁의 2m30 '점프 오프' 시작 신호가 울린 뒤에 트랙 경기가 진행됐다. 우상혁은 출발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심판진이 시계를 멈추지 않았다. 우상혁은 시계를 가리키며 심판에게 어필했지만, 시간을 그대로 흘렀다. 우상혁은 다소 급하게 바를 향해 뛰었다. 결과는 실패였다. 우상혁은 긴장감 넘치는 '점프 오프'에서 손해를 봤다.

우상혁에게는 대회 전 스파이크 적응 시간이 부족했던 것도 아쉬웠다. 이날 스포츠 브랜드 푸마는 우상혁 후원을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스파이크가 다소 늦게 도착했다. 우상혁은 유진 세계선수권 기간에 푸마에 새 스파이크를 주문했다. '맞춤형 스파이크'였다. 이 스파이크는 대회 당일에 모나코에 도착했다. 결국 우상혁은 새 스파이크를 신고 경기를 치렀다. 김도균 한국육상대표팀 수직도약 코치는 "스파이크를 테스트할 시간이 없었다. 우상혁이 아주 편안한 상태에서 경기하기는 어려웠다. 새 스파이크를 신고 2m30을 뛴 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새로운 스파이크에 익숙해지면 심리적, 신체적으로 한결 편안한 상태에서 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우상혁은 '남모를 악재' 속에서도 바심과의 '현역 남자 높이뛰기 2강' 체제를 단단히 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 실력을 겨뤘다. 당시 바심이 2m37로 우승했다. 우상혁은 2m35로 4위에 자리했다. 지난 5월 열린 도하 다이아몬드리그에서는 우상혁이 바심을 이겼다. 7월 19일 미국에서 펼쳐진 2022년 유진 세계선수권에서는 바심이 2m37로 3연패를 달성했다. 우상혁은 2m35로 한국 육상에 실외 세계선수권 첫 은메달을 선물했다. 23일 만에 열린 재대결에서는 '점프 오프' 끝에 바심이 웃었다. 바심과 우상혁은 8월 27일 로잔, 9월 8∼9일 취리히에서 다시 한 번 경쟁한다.

한편, 우상혁은 2위 상금 6000달러와 다이아몬드 랭킹 포인트 7점을 추가했다. 바심은 우승 상금 1만 달러와 랭킹 포인트 8점을 획득했다. 모나코 대회 전까지 다이아몬드리그 랭킹 포인트 6위(8점)였던 우상혁은 이날 7점을 추가해 4위(15점)로 올라섰다. 바심의 다이아몬드리그 랭킹 포인트는 우상혁과 같은 15점이다. 올해 다이아몬드리그는 총 13개 대회가 열린다. 12개 대회에서 랭킹 포인트로 순위를 정해 13번째 대회에서 '최종 승자'를 가린다. 우상혁은 로잔 대회에서 5위만 해도 파이널시리즈 진출을 확정할 수 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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