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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생모리츠 동계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한국은 2006년 토리노올림픽까지 금메달 17개, 은메달 7개, 동메달 7개 등 총 31개의 메달을 땄다. 하지만 쇼트트랙을 제외하면 1992년 알베르빌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김윤만이 은메달, 2006년 토리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이강석이 동메달을 딴게 전부였다. 쇼트트랙에 편중된 한국 동계스포츠의 패러다임을 바꾼 것이 2010년 밴쿠버올림픽이었다. 한국은 피겨스케이팅과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를 더하며 종합 5위의 쾌거를 이뤘다. 그 중심에는 '피겨여왕' 김연아(23)와 '빙속여제' 이상화(24·서울시청)가 있었다. 김연아와 이상화는 밴쿠버에서 각각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과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모두 해당 종목에서 한국 스포츠 역사상 처음 나온 금메달이었다.
밴쿠버올림픽은 '여왕대관식'이었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78.50점)과 프리스케이팅(150.06점) 모두 역대 최고점 기록을 경신하며 총점 228.56점의 세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으로 채점제도가 다시 바뀌지 않는 한 깨지기 어려운 '불멸의 기록'이었다. 은퇴와 현역생활 연장의 기로에 섰던 김연아는 소치에서 선수 인생의 마지막 꽃을 피우겠다는 새로운 목표와 함께 지난해 은반으로 돌아왔다.
적수가 없다, '여제' 이상화
밴쿠버올림픽은 '여제' 탄생의 시작이었다. 이상화는 여자 500m 1·2차 시기 합계 76초09로 결승선을 통과, 세계기록 보유자 예니 볼프(독일·76초14)를 0.05초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이상화는 역대 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최초로 금메달을 차지한 아시아 선수가 됐다. 2006년 토리노올림픽에서 5위에 올라 아쉽게 메달을 놓치고 눈물짓던 그가 세계 최고의 여성 스프린터로 우뚝 선 순간이었다.
이상화는 멈추지 않았다. 더욱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이상화는 지난시즌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시즌'을 보냈다. 출전한 8번 월드컵 레이스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고, 월드컵 파이널에서도 두 차례 경기에서 각각 1위와 3위에 올랐다. 총점 1055점을 얻은 이상화는 예니 볼프(독일·851점)를 멀찍이 제치고 이 종목 종합 우승을 확정지었다. 한국 여자 선수가 월드컵 시리즈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상화가 최초다. 기세를 이어간 이상화는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2013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압도적 기량으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연패의 위업을 이룬 것도 최초다. 여자 500m 세계신기록(36초80)도 그의 몫이다.
소치올림픽을 향해 출발하는 이번시즌도 조짐이 좋다. 전지훈련이 한창이던 지난달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현지 대회에서 1분13초66의 한국 신기록을 작성했다. 지난주 태릉에서 열린 종목별 선수권대회에서도 국내 링크에서 처음으로 500m 37초대 기록을 작성하는 등 대회 신기록 행진을 벌이며 힘차게 새 시즌을 출발했다. 그녀에게 자만심은 없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