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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막을 내린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
사상 첫 피겨 300점 시대를 돌파한 하뉴의 트레이드마크는 쿼드러플 점프다. 하뉴는 쿼드러플 살코, 쿼드러플 토루프라는 확실한 주무기에 지난해에는 사상 최초로 쿼드러플 루프를 공식 대회에서 처음으로 성공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이전에도 쿼드러플 점프를 뛴 선수들은 있지만 하뉴처럼 자유자재로 구사한 선수는 없었다. 이후 새롭게 등장한 선수들의 화두는 모두 쿼드러플 점프였다. 대표주자가 바로 천이다. 천은 지난달 미국선수권대회에서 무려 7번의 쿼드러플 점프를 성공시키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점프 괴물'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천은 "하뉴의 영향으로 4회전 점프를 뛰어야하는 계기를 얻게 됐다"고 인정했다.
이번 대회는 쿼드러플 열풍의 정점이었다. 천은 프리스케이팅에서 무려 5번의 쿼드러플 점프를 성공시켰으며, 하뉴도 4번의 쿼드러플 점프로 맞불을 놨다. 사실 천과 하뉴 모두 경기력이 다소 불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리스케이팅에서 200점이 넘는 점수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기본 배점이 높았기 때문이다. 천이 첫 점프 요소로 택한 쿼드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컴비네이션은 기본 배점만 17.90점에 달한다. 천은 이에 2.43점의 수행점수(GOE)를 받아 무려 20.33점을 챙겼다. 상위권에 포진한 다른 선수들도 모두 쿼드러플 점프를 구사하며 점수대를 높였다.
평창의 기대주로 꼽고 있는 차준환(16·휘문중)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차준환이 '남자 김연아'로 불리며 혜성같이 등장한 것도 쿼드러플 살코를 소화하면서부터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차준환은 현재 총점 220점대를 받고 있다. 이번 대회를 기준으로 12~13위에 해당하는 순위다. 쿼드러플 점프를 추가해야 메달권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다. 차준환도 이미 이를 잘 알고 있다. 캐나다에서 훈련 중인 차준환은 쿼드러플 토루프와 쿼드러플 루프를 집중 연마 중이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쿼드러플 점프는 테크닉 뿐만 아니라 엄청난 체력을 요구한다. 하지만 실전에서 뛸 수 있을정도로 완성도를 높여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이번 4대륙 대회가 차준환에게 던진 교훈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