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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짓밟힌 한국 女핸드볼의 자존심, 결승서 참담한 경기력으로 '항저우 대참사'…3연패 좌절[항저우 현장리뷰]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3-10-05 19:23 | 최종수정 2023-10-05 19:23


일본에 짓밟힌 한국 女핸드볼의 자존심, 결승서 참담한 경기력으로 '항저우…
5일 중국 항저우 저장 공상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한국-일본 결승전 경기. 슛을 시도하고 있는 대표팀 이미경. 항저우(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10.05/

일본에 짓밟힌 한국 女핸드볼의 자존심, 결승서 참담한 경기력으로 '항저우…
5일 중국 항저우 저장 공상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한국-일본 결승전 경기. 선수들과 작전 타임을 갖고 있는 대표팀 헨릭 시그넬 감독. 항저우(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10.05/

일본에 짓밟힌 한국 女핸드볼의 자존심, 결승서 참담한 경기력으로 '항저우…
5일 중국 항저우 저장 공상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한국-일본 결승전 경기. 일본의 공격을 막아서고 있는 대표팀 선수들. 항저우(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10.05/

[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아시아 핸드볼 최강' 한국의 자존심이 일본에 짓밟혔다.

한국은 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궁상대학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일본과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결승에서 스코어 19-29로 참패했다. 전반을 8-14로 끌려간 한국은 후반에도 반전에 실패한 채 두자릿수 점수차 패배를 받아들었다.

지난 8번의 아시안게임에서 총 7번 우승하고 최근 2연패를 질주하던 한국은 일본에 가로막혀 통산 2번째 좌절을 맛봤다. 13년전인 2010년 광저우대회 준결승에서 첫번째 좌절을 안긴 일본은 한뼘 성장한 전력으로 나타나 한국의 3연패를 저지했다. 이번 대회에서 농구, 배구 등 구기 종목에서 연이어 참사가 벌어지는 분위기에서 믿었던 여자 핸드볼마저 한국 구기의 자존심을 세우지 못했다. 일본은 3번의 준우승 끝에 처음으로 우승했다.

지난 4월 한국 지휘봉을 잡은 스웨덴 출신 헨리그 시그넬 감독은 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궁상대학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일본 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결승전을 앞두고 일본을 매우 강한 팀이라고 표현하며 치열한 경기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일본에 짓밟힌 한국 女핸드볼의 자존심, 결승서 참담한 경기력으로 '항저우…
5일 중국 항저우 저장 공상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한국-일본 결승전 경기. 슛을 시도하고 있는 대표팀 이미경. 항저우(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10.05/

일본에 짓밟힌 한국 女핸드볼의 자존심, 결승서 참담한 경기력으로 '항저우…
5일 중국 항저우 저장 공상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한국-일본 결승전 경기. 페널티 슛을 시도하고 있는 대표팀 류은희. 항저우(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10.05/

일본에 짓밟힌 한국 女핸드볼의 자존심, 결승서 참담한 경기력으로 '항저우…
5일 중국 항저우 저장 공상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한국-일본 결승전 경기. 돌파를 시도하고 있는 대표팀 이미경. 항저우(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10.05/
시그넬 감독의 예상은 반쯤 틀리고 반쯤 맞았다. 한-일전에 출격한 일본은 '매우 강한 팀'이었다. 하지만 '타이트한 경기'는 없었다. 2분 류은희가 페널티 드로우로 선제득점했지만, 이시가와 소라, 아이자와 나츠키, 하토리 사키, 요시도메 유키가 연속 득점했다. 한국은 초반 기세를 완벽하게 빼앗겼다. 달아난 일본을 추격하는 건 쉽지 않았다. 슛은 계속해서 골대에 맞고, 상대 골키퍼에 막혔다. 점수차가 벌어지자 조급한 마음에 무리한 공격이 펼쳐졌다. 일본은 류은희 이미경을 중심으로 한 한국의 공격 패턴을 모두 꿰뚫고 있는 것 같았다. 조직적인 수비로 전반 한국의 공격을 단 8점으로 틀어막았다. 전반은 한국이 8-14, 6점차 뒤진채 끝마쳤다.

후반 먼저 선취점을 내준 한국은 강경민 김보은의 연속 득점으로 점수차를 5점으로 좁혔다. 하지만 2점을 내고 내리 3점을 내줬다. 상대의 역공 상황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후반 6분 기타하라 유미가 이미경을 향한 반칙으로 2분 퇴장을 당했다. 한국의 추격 기회였다. 하지만 이미경이 페널티 드로우를 성공했을 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도리어 9분 신은주가 2분 퇴장을 당하며 위기에 내몰렸다. 9분 오카다 아야메의 슛이 적중하며 점수차가 11-19, 8점차로 벌어졌다.


일본에 짓밟힌 한국 女핸드볼의 자존심, 결승서 참담한 경기력으로 '항저우…
5일 중국 항저우 저장 공상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한국-일본 결승전 경기. 선수들과 작전 타임을 갖고 있는 대표팀 헨릭 시그넬 감독. 항저우(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10.05/
후반 11분까지 양팀 골키퍼의 선방수는 한국 6, 일본 13이었다. 류은희의 묵직한 슈팅도 일본 골문을 열지 못했다. 흐름을 바꿔야 할 때 어김없이 공이 골대를 강타했다. 슈팅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얘기였다. 12분 이미경이 어렵게 한 점을 따라붙었지만, 일본이 곧바로 따라붙었다. 16분 강은혜가 2분 퇴장을 당한 뒤 1점을 더 내줘 점수차가 12-22, 처음으로 두자릿수까지 벌어졌다. 추격은 불가능에 가까워보였다. 추격할 의지도 커보이지 않았다. 1명이 모자란 상태에서 상대에게 굴욕적인 하프라인 득점을 허용했다. 김민서가 분전했지만, 벌어진 점수차는 좁혀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잊을 만하면 골대를 강타했다. 후반 24분 김보은 신은주의 연속 득점으로 추격의 고삐를 당겼지만, 일본은 방심을 허용하지 않았다. 27분 이미경의 페널티 드로우를 일본 골키퍼가 막은 뒤 일본 벤치는 우승을 확신한 듯 두 팔을 크게 펼쳐 환호했다. 경기는 결국 참패로 끝났다. 씻을 수 없는 치욕다.

한국은 내년 파리올림픽 본선에 올라 2004년 아테네올림픽의 '우생순' 신화를 재현하고자 한다. 하지만 일본 선수들이 핸드볼 선진 리그인 유럽으로 진출할 때, 한국은 유럽 감독을 데려왔다. 한국이 한-일전 승리에 취해있을 때, 이미 일본과 차이가 벌어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번 참사를 되짚어봐야 하는 이유다.


항저우(중국)=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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