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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스토리]'친구야,수고했어. 장하다!' 나란히 메달 딴 '20년찐친' 우상혁X이정태의 감동실화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3-10-05 10:58 | 최종수정 2023-10-06 07:38


[항저우스토리]'친구야,수고했어. 장하다!' 나란히 메달 딴 '20년찐친…
2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높이뛰기 예선전, 대한민국 우상혁이 결선에 진출했다. 예선을 마치고 경기장을 나서는 우상혁. 항저우(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10.02/

[항저우스토리]'친구야,수고했어. 장하다!' 나란히 메달 딴 '20년찐친…
2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400m 계주 예선에 김국영, 이정태, 이재성, 박원진이 출전했다. 힘차게 스타트하고 있는 이정태. 항저우(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10.02/

[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초등학교 때 친구가 성인 국가대표가 되어 국제무대에서 나란히 메달을 딸 확률은 얼마나 될까.

초등 시절부터 20년지기 친구인 높이뛰기 스타 '스마일맨' 우상혁(27)과 남자 400m 계주 대표 이정태(27)는 그 어려운 길을 걸었다. 둘은 대전중리초등학교부터 대전송촌중, 충남고까지 같이 다니며 나란히 육상선수의 꿈을 키운 '찐친'이다.

이정태는 지난 2일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 400m계주 예선을 마치고 "상혁이는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다. 항상 멀리서 응원했는데 이렇게 같이 와서 시합도 뛰고 서로 응원해줄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같은 날 높이뛰기 예선을 마치고 만난 우상혁은 취재진이 '이정태'에 대해 묻자 신이 난 표정으로 "정태는 고등학교, 대학교 때도 정말 잘 뛰었는데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슬럼프가 있었다. 제가 항상 옆에서 응원했다. 그동안의 어려운 시간을 잘 극복해서 너무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고, 이따 만나서도 '너무 잘했다. 아까 (예선)뛰는 것 봤다'고 응원해주고 싶다고 했다.

우상혁은 이정태와 고등학교 시절 이후 처음으로 같이 태극마크를 달고 한 무대에 선 것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항저우스토리]'친구야,수고했어. 장하다!' 나란히 메달 딴 '20년찐친…
항저우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높이뛰기 예선전에 출전한 우상혁이 바를 넘고 있네요. 다른 곳 5군데를 찾아보세요. 항저우(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

[항저우스토리]'친구야,수고했어. 장하다!' 나란히 메달 딴 '20년찐친…
연합뉴스

[항저우스토리]'친구야,수고했어. 장하다!' 나란히 메달 딴 '20년찐친…
연합뉴스
서로의 마음이 전해진걸까. 둘은 나란히 아시안게임 시상대 위에 올랐다. 먼저 이정태가 스타트를 끊었다. 이정태는 3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400m계주 결승에 출격했다. 부담 많은 1번 주자로 달렸다. 종아리, 허벅지 근육 파열이라는 큰 시련을 겪었던 이정태는 폭발적인 스피드로 한국이 한국기록 타이인 38초74의 기록으로 1986년 서울대회 이후 37년 만에 메달(동메달)을 획득하는데 일조했다.

경기 후 이정태의 표정에는 0.01초만 더 빨랐어도 한국신기록을 경신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과 첫 아시안게임 메달이라는 기쁨이 교차했다. 그 순간에도 친구 우상혁을 떠올렸다. 다음날인 4일 높이뛰기 결승을 준비중인 우상혁에게 남자 400m계주 금메달로 좋은 기운을 불어넣고 싶었던 게 이정태의 마음이었다.

우상혁은 하루 뒤인 5일 이정태가 트랙을 질주했던 바로 그 경기장에서 2m33을 넘어 '라이벌'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 2m35)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대회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은메달 획득이다. 우상혁은 "바르심과 선의의 경쟁을 하며 내 기량이 늘고 있다. 재밌는 높이뛰기를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우상혁과 이정태는 5년간 준비한 아시안게임 대회를 값진 메달과 함께 끝마쳤다. 이젠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도 함께 시상대에 오르는 서로의 꿈을 응원할 차례다.
항저우(중국)=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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