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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초등학교 때 친구가 성인 국가대표가 되어 국제무대에서 나란히 메달을 딸 확률은 얼마나 될까.
같은 날 높이뛰기 예선을 마치고 만난 우상혁은 취재진이 '이정태'에 대해 묻자 신이 난 표정으로 "정태는 고등학교, 대학교 때도 정말 잘 뛰었는데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슬럼프가 있었다. 제가 항상 옆에서 응원했다. 그동안의 어려운 시간을 잘 극복해서 너무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고, 이따 만나서도 '너무 잘했다. 아까 (예선)뛰는 것 봤다'고 응원해주고 싶다고 했다.
우상혁은 이정태와 고등학교 시절 이후 처음으로 같이 태극마크를 달고 한 무대에 선 것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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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이정태의 표정에는 0.01초만 더 빨랐어도 한국신기록을 경신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과 첫 아시안게임 메달이라는 기쁨이 교차했다. 그 순간에도 친구 우상혁을 떠올렸다. 다음날인 4일 높이뛰기 결승을 준비중인 우상혁에게 남자 400m계주 금메달로 좋은 기운을 불어넣고 싶었던 게 이정태의 마음이었다.
우상혁은 하루 뒤인 5일 이정태가 트랙을 질주했던 바로 그 경기장에서 2m33을 넘어 '라이벌'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 2m35)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대회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은메달 획득이다. 우상혁은 "바르심과 선의의 경쟁을 하며 내 기량이 늘고 있다. 재밌는 높이뛰기를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우상혁과 이정태는 5년간 준비한 아시안게임 대회를 값진 메달과 함께 끝마쳤다. 이젠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도 함께 시상대에 오르는 서로의 꿈을 응원할 차례다.
항저우(중국)=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